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류·금융 등 독자적 추가 대북제재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럽연합(EU)도 제재안 마련 초읽기에 들어갔다. 원유 금수, 투자·송금 제한 등 자금줄 차단에 주력하면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등 외신의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EU 28개국 대사들은 이날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한 새로운 경제제재안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난 11일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외에 추가적인 자체 제재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번 초안에는 북한에 대한 투자 및 원유 수출 금지 조치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북한으로의 송금액 제한선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한선은 1만 5000유로(약 2035만 원)다. 북한 관리 등 주요 인사 8명에 대한 자산 동결 등도 제재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EU 측은 이미 북한 화물 검색 강화, 북한 항공기 EU 역내 운항 금지 등 북한과의 거의 모든 교역을 차단하는 제재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EU와 북한 간 교역 규모는 2700만 유로(약 366억 2900만 원)로, 10년 전(3억 유로)에 비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새로 제재안을 마련하는 것은 기존 제재 외에 투자·송금 제한 등을 추가해 북한 자금줄 차단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재안 초안은 오는 10월 16일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담에서 승인을 거친 뒤 세부 내용 조정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과 기업, 개인에 제재할 수 있게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성격의 새로운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서명하면서 지속적인 대북 제재 이행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서명한 새로운 대북제재 행정명령에는 북한을 오간 모든 선박과 비행기에 대한 180일간 미국 입항 금지 조치 등 북한과 외국의 교역 차단을 통한 전방위적 돈줄 차단에 집중하는 조치들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재 방침은 미국이 올해 들어 5번째 내놓은 대북 제재 조치다. 지속적인 대북 제재 이행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북한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을 압박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방향과 강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