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채용비리 현직 '금융지주 대표' 연루…금융관료 '끈끈한 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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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7-09-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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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인사비리 압수수색 (사진=연합뉴스 제공) 


금융감독원이 침통하다. 올해 들어서만 채용비리로 두 번째 압수수색을 당했다. 잇단 채용 비리가 불거지자, 개인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채용비리의 경우, 금감원만의 문제가 아닌 금융공공기관 전반의 문제일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관료 출신 금융권 임원들 간 팽배한 '제 식구 챙기기' 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인사 청탁은 암암리에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2일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는 감사원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고 지목한 금감원 서태종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이병삼 부원장보, 국장급 이모씨 등의 사무실과 이들 3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변호사 채용비리가 불거지면서 금감원 자체적으로 개혁 준비를 하던 중 또 다시 이러한 사건이 드러나 침울하다"며 "유구무언이다"고 침통함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김수일 전 금감원 부원장이 연루된 변호사 채용비리와 달리 이번 채용비리는 개인의 일탈에 가깝지 않냐고 주장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사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난 변호사 채용비리는 최수현 전 금감원장이 '잘 챙겨보라'며 지시를 했으나 이번은 행정고시 선후배 간 일어난 인사 청탁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인 문제에 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료 출신 간 '내 식구 챙기기'가 발동해 채용 절차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 채용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바꾼 게 근본 원인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변호사 채용비리의 경우, 최수현 전 금감원장이 행정고시 동기인 임영호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 채용될 수 있도록 힘을 썼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채용비리에서 채용을 청탁한 인물은 금감원 임원 출신인 현직 금융지주 대표이며, 수출입은행 고위 임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금융지주 대표는 서 수석 부원장과는 금융 관료 선후배 사이이다. 합격한 지원자는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 간부의 아들로 알려졌다.

이런 점에 비춰 채용비리, 인사청탁이 금감원만의 고질적 병폐가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지난 국감 때 금감원의 채용비리가 드러나 감사원이 이에 대해 집중 감사했기 때문에 드러난 것이지 여타 금융공공기관의 상황도 금감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것이란 의미다.

금융 공공기관장 대부분이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을 뿐 아니라 수장 대부분이 관료 출신이어서 고시 선배가 인사 청탁을 하면 이를 외면하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부정청탁을 금감원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금융 공공기관 전반의 문제는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용비리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직 시스템은 물론 채용과정을 탈바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감을 앞두고 정치권은 이번 채용비리에 대해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정무위는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황으로 감사원이 금감원에 보낸 제재 내역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문서에는 실명이 모두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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