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전부는 아니다. 2016년 국내총생산(GDP)이 6926억 위안(약 117조7700억원)에 달해 중국 전국 도시 중 19위를 차지하는 경제도시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비옥한 토양으로 인해 탄생한 옌타이 사과, 옌타이 와인 그리고 항구 도시의 이점을 살린 공업지구와 기업들까지, 옌타이는 아름다운 자연과 우수한 공업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시다.
와인의 도시, 그리고 장위(張裕)
옌타이는 국제적인 와인생산도시로서 평균기온, 환기성, 일조시간, 무상기간(無霜期間, 1년 중 서리가 내리지 않은 기간) 등을 꼽아볼 때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1891년 동남아시아에서 무역을 통해 부를 쌓은 화교 장비스(張弼士, 1841~1916)가 연고도 없는 옌타이를 선택한 이유 역시 옌타이가 겨울에는 춥지 않고, 여름엔 덥지 않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보르도 지역과 유사한 기후라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1년 후1892년 장비스는 은화 300만냥을 투자해 옌타이에 자신의 성을 딴 ‘장위양주공사(張裕釀酒公司)’를 세웠다. 목표는 ‘가장 뛰어난 와인을 생산해 나라를 빛내는 것’이었다. 그는 프랑스에서 120종의 묘목을 들여오고 영국·오스트리아·네덜란드 등지에서 양조기술자를 초빙했다. 묘목을 심은 지 4년 후 1896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서양식 와인이 생산됐다. 중국 와인 생산 공업화의 신기원을 연 것이다.
지난 2000년 중국 국가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합리적 가격을 가진 질 좋은 와인을 찾기위한 세계 유명 와인 11종의 품평회가 열렸다. 장위 와인은 전체 평가에서 2위, 가격 대비 맛과 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2003년부터 국가 행사에 장위 와인을 사용하고 있다. 2013년 6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선택한 와인 역시 장위 브랜드였다.
120여 년이 흐른 지금 중국 최초의 와인 공장은 ‘장위 와인박물관’으로 바뀌었다. 1912년 중화민국 국부 쑨원(孫文)이 방문해 “맛이 프랑스에 뒤지지 않는다”고 감탄했다며 그가 친필로 쓴 ‘품중예천(品重醴泉, 품질이 좋고 샘물처럼 감미롭다)’ 작품이 이곳에 전시돼 있다.
지금도 옌타이는 중국 와인의 대명사다. 장위 와인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20%가 넘는다. 2016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6% 증가한 47억1700만 위안이며 이중 국내 영업이익은 44억3700만 위안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94%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해외에도 진출하고 있다. 2015년 9월 스페인 5대 와인 생산업체 마르케스 델 아트리오(Marqu’s del Atrio) 인수를 발표하고 그해 12월 지분 75%를 인수했다. 이어 프랑스 1위 와인 생산업체인 카스텔(CASTEL) 그룹의 와이너리도 인수하며 유럽시장 진출에 속도를 더했다. 현재 장위의 목표는 영업이익의 해외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옌타이를 와인 테마파크로
현재 장위는 1·2·3차 산업을 연계해 옌타이 경제에 성장동력을 불어넣고 있다. 옌타이 외곽에는 오크통 모양의 건물들이 있다. 오크통들이 모여있는 듯한 이곳이 바로 ‘장위 와인시티’다. 이곳은 연구개발센터, 와이너리, 생산공장, 테마파크 등 관광시설까지 갖춘 거대한 복합단지로 거듭났다.
취재진이 방문한 생산시설은 마치 석유저장시설 같았다. 유조탱크 모양의 와인 저장탱크가 건물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저장탱크 사이로는 금속파이프들이 마치 거미줄같이 연결돼 있었다. 안내인은 “발효, 추출, 숙성, 출고 등 모든 것이 자동공정화돼있다”고 소개했다. 전통 와인 양조와 현대 과학의 결합이다.
2012년부터 건설을 시작한 장위 와인시티는 현재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와인시티의 총 면적은 413만m3에 달한다. 관광객들은 생산시설, 와이너리, 테마파크 등을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장위는 연간 150만명의 관광객을 수용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할 예정이다. 포도농장, 와인 생산시설, 박물관을 포함한 테마파크까지, 장위는 옌타이를 거대한 와인 테마파크로 만들고 있다.
해양플랜트 굴기의 대표주자 CIMC-래플스
CIMC는 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그룹)주식유한회사(China International Marine Container (Group) Co. Ltd)의 약칭이다. CIMC-래플스는 CIMC의 해양플랜트 부문 자회사로 반잠수식 시추선, 드릴십, 잭업 리그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내에서 해양플랜트와 관련해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현재 중국 내 해양플랜트 건조 경험에 있어서 CIMC-래플스를 따라갈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취재진이 방문했을 때 조선소에서는 각종 해양플랜트 플랫폼이 건조 중에 있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CIMC-래플스에서 자체 제작한 반잠수식 해양생활 플랫폼 ‘CR600’이었다. 반잠수식 해양생활 플랫폼이란 해상 작업근무자들이 마치 지상에서처럼 먹고 자고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된 ‘바다 위의 떠다니는 호텔’이다.
총 길이 106.45m, 너비 68.9m, 갑판 사용면적 3500㎡의 CR600은 600여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곳에는 농구장, 배구장, 헬스장, 극장 등 근무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안내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CR600은 중국 자체 기술로 제작됐으며 선진국의 까다로운 평가 기준을 모두 통과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전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반잠수식 드릴십(해상플랜트 설치가 불가능한 심해지역에서 원유를 찾는 시추설비) ‘란징(藍鯨) 1호’가 완성 단계에 있었다. 란징 1호는 총 길이 117m, 너비 92.7m, 높이 118m로 최대 작업가능 수심은 3658m, 최대 시추가능 깊이는 약 1만5000m를 자랑한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심에서 시추가 가능한 반잠수식 드릴십으로, 전세계 어디든 심해 작업이 가능하다.
CIMC-래플스는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최고를 향해 발전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시장 확대를 위해 2016년 12월말 CIMC-래플스는 와이가오차오(SWS), 코스코(COSCO) 등 중국 대형 조선소 6곳과 함께 베이징에서 ‘중국심원해해양공정장비기술산업연맹(CODIA)’ 출범식을 가졌다. 산학연 결합을 통해 기술발전과 기술장비 산업화를 촉진하고 중국 해양플랜트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초 중국 공업과정보화부(工業和信息化部)는 해양플랜트 시장점유율 35%를 달성하겠다고 밝히며, 해양플랜트 설비와 같은 고부가 선박 건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지원과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
이 같은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노력이 더해져 중국의 해양플랜트 굴기, CIMC-래플스의 굴기는 현재 진행중에 있다. 해양플랜트 세계 1위로 도약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자연과 공업이 어우러진 도시
공업의 발전은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옌타이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포도, 사과, 체리 등의 과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공업화로 인한 토양·수질·공기 오염의 영향으로부터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리밍(李明) 옌타이 선전부 및 상무부 부장은 “옌타이의 맛을 지키기 위해서는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옌타이 시정부는 공업화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옌타이는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자연과 공업이 어우러진 옌타이에는 옌타이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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