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1단지 수주전] 조합, 이사비 지원 조항 삭제키로…"형평성 논란"

조합원 절반 평균 74세 노년층…주변 전셋값은 10억원 훌쩍

27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이 이사비 관련 조항을 삭제키로 해 조합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 아주경제DB]

과다 이사비 지원 논란이 빚어진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의 재건축 조합이 이사비 관련 조항을 삭제키로해 조합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통상 이주비는 기존주택 감정가의 60% 가량 지급되는데, 현 시세가 아닌 감정가액으로 이주비를 판단하기 때문에 사업장 주변에서 전셋집 구하기가 어렵다는 게 조합원들의 하소연이다.

24일 KB국민은행 아파트시세에 따르면 반포주공아파트138㎡(옛 42평) 거주자가 주변 지역 아파트로 이사를 하려면 전세금이 최소 10억원이 필요하다. 반포1단지 인근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 146㎡의 전세가격은 평균18억5000만원에 달하고, 고속버스터미널 주변에 위치한 '래미안퍼스티지' 148㎡의 전세금도 17억8500만원에 형성됐다. 주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반포1단지의 이주가 시작될 무렵에는 인근 아파트 전세금이 20억원(146㎡ 기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동작대교 건너 용산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스테리움 용산 155㎡의 전세값이 10억원을 웃도는 등 이 지역에서도 동일한 주택형의 전셋집을 구하려면 10억원 안팎의 보증금을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반포1단지 조합원들은 아파트 재건축 기간 동안 20~30년 살아온 반포지역이 아닌 동작구나 강동구 등에 전셋집을 구해야 할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 반포1단지의 주변 시세를 고려해 이사비를 검토하면 이사비 2회와 부동산 수수료, 인테리어, 부대비용 등 평형별로 2300만원에서 406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반포1단지 조합원들 중 약 40%가 30년 이상 장기 거주자이고 조합원의 절반 가량이 평균 74세의 노년층으로 이 곳에서 20~30년 거주한 이들로 확실한 이주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합법적인 이사비의 적정 수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앞서 롯데건설이 한신4차에서 2000만원, 잠실미성크로바에서4000만원(이사비+이주촉진비), 대우건설도 신반포15차 수주에서 3000만원 등 최근 조합원의 실질적 주거안정을 위한 이사비 지원이 있어 반포1단지의 이사비 제재와의 형평성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반포1단지 A조합원은 "이사비와 같은 무상지원의 시기나 방법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채 반포1단지가 사회에 위화감을 조장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제재여부에 대한 염려 또한 조합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