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 중단으로 5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 아닙니까. 그 가족까지 포함해서 약 2만명 소비력을 잃은 것입니다. 이제 여기는 죽겠다는 소리만 남았습니다.”
26일 군산 시내에서 군장국가산업단지로 향하는 내내 택시기사 박 모씨(56)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이하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군산 지역 경제가 형편없이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10여분을 달려 군장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섰지만 인기척을 느끼기 힘들었다. 세아베스틸, OCI 등 몇몇 대기업 설비로만 오가는 차량이 드문드문 눈에 띌 뿐이었다. 오는 10월 8일이면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단에 돌입한지 100일째가 된다. 그 여파는 현재 진행형이었다.
◆비어버린 조선소…근로자 사라진 일터
다시 20여분을 더 달리다보니 저 멀리서 현대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1650t급 골리앗 크레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골리앗 크레인인 웅장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난 7월 이후 100여일 가까이 멈춘 탓이었다. 지난 2010년 군산조선소가 첫 문을 연 이후 줄곧 국내 조선업의 상징 중 하나였던 골리앗 크레인만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첫 가동 당시 단일 도크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10만t급 도크도 건조 중인 선박대신 적막감이 자리를 대신했다.
한 때 5000여명이 일했던 군산조선소에는 현재 남아있는 직원이 거의 없다. 현대중공업은 가동 중단을 앞두고 직영 인력 760명 대부분을 울산조선소로 재배치했다. 사내·외 협력업체 근로자 4500여명은 대부분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은 조선업 불황과 수주절벽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대비 수주물량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현대삼호중공업·현대중공업에 이어 유급휴직을 결정할만큼 업황의 불확실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군산조선업일자리지원센터 유명무실 지적…“실직자 눈높이 지원 아쉬워”
이날 방문한 군산시청 맞은편 군산고용복지플러스센터 2층에 마련된 군산조선업일자리지원센터에서는 담당직원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리는 직원 맞은편으로 20석이 넘는 민원인을 위한 좌석은 텅텅 비어있었다.
인근에서 만난 상점 주인은 “군산조선소가 석 달 가까이 문을 닫으면서 이미 많은 근로자들이 군산을 떠났다”라며 “가만히 앉아서 실직자들이 찾아오기만을 바라니 일하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을 것”아라고 지적했다.
군산항만에 위치한 직업소개소 직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일자리 지원센터를 모르는 조선업 근로자들도 많을 것”이라며 “실제로 일자리 센터를 통해 재취업 등을 한 경우는 적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으로 발생한 실직자만 5000여명으로 추산되지만 일자리 센터가 파악한 규모는 300여 명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 센터 측은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이후 현황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일자리 센터 관계자는 “시청 등 상급기관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어 현황을 공개할 수 없다”라며 자세한 답변을 거부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재래시장까지 ‘한 숨만 늘어’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은 대형프랜차이즈부터 재래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관광객이 몰리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군산에서 활기를 찾기는 힘들었다.
추석을 한 주 앞뒀지만 군산역전종합시장과 군산공설시장은 손님보다 상인이 많은 모습이었다.
북적여야할 채소·청과 매대는 한산했고 정육점에서는 주인이 무심하게 텔레비전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곳에서 채소는 판매하는 김 모씨(62)는 “요즘 장사가 너무 안된다”라며 “오늘도 무 한단을 팔았을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발길을 돌려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을 살펴봤다. 120석이 넘는 한 패스트푸드점은 기자를 제외하고 단 한명의 손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에 아파트 및 상가들로 빼곡한 매장이었지만 1시간 동안 이 곳을 방문한 고객은 10명을 넘지 않았다.
한 군산시민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으로 오식도동 상인 뿐만아니라 지역 경제 전체가 죽었다”라며 “자영업자만이 아니라 군산시민 모두가 이전보다 힘들어졌음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26일 군산 시내에서 군장국가산업단지로 향하는 내내 택시기사 박 모씨(56)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이하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군산 지역 경제가 형편없이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10여분을 달려 군장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섰지만 인기척을 느끼기 힘들었다. 세아베스틸, OCI 등 몇몇 대기업 설비로만 오가는 차량이 드문드문 눈에 띌 뿐이었다. 오는 10월 8일이면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단에 돌입한지 100일째가 된다. 그 여파는 현재 진행형이었다.
◆비어버린 조선소…근로자 사라진 일터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골리앗 크레인인 웅장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난 7월 이후 100여일 가까이 멈춘 탓이었다. 지난 2010년 군산조선소가 첫 문을 연 이후 줄곧 국내 조선업의 상징 중 하나였던 골리앗 크레인만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첫 가동 당시 단일 도크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10만t급 도크도 건조 중인 선박대신 적막감이 자리를 대신했다.
한 때 5000여명이 일했던 군산조선소에는 현재 남아있는 직원이 거의 없다. 현대중공업은 가동 중단을 앞두고 직영 인력 760명 대부분을 울산조선소로 재배치했다. 사내·외 협력업체 근로자 4500여명은 대부분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은 조선업 불황과 수주절벽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대비 수주물량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최근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현대삼호중공업·현대중공업에 이어 유급휴직을 결정할만큼 업황의 불확실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군산조선업일자리지원센터 유명무실 지적…“실직자 눈높이 지원 아쉬워”
이날 방문한 군산시청 맞은편 군산고용복지플러스센터 2층에 마련된 군산조선업일자리지원센터에서는 담당직원들이 스마트폰 등으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리는 직원 맞은편으로 20석이 넘는 민원인을 위한 좌석은 텅텅 비어있었다.
인근에서 만난 상점 주인은 “군산조선소가 석 달 가까이 문을 닫으면서 이미 많은 근로자들이 군산을 떠났다”라며 “가만히 앉아서 실직자들이 찾아오기만을 바라니 일하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을 것”아라고 지적했다.
군산항만에 위치한 직업소개소 직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일자리 지원센터를 모르는 조선업 근로자들도 많을 것”이라며 “실제로 일자리 센터를 통해 재취업 등을 한 경우는 적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으로 발생한 실직자만 5000여명으로 추산되지만 일자리 센터가 파악한 규모는 300여 명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 센터 측은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이후 현황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일자리 센터 관계자는 “시청 등 상급기관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어 현황을 공개할 수 없다”라며 자세한 답변을 거부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부터 재래시장까지 ‘한 숨만 늘어’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은 대형프랜차이즈부터 재래시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관광객이 몰리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군산에서 활기를 찾기는 힘들었다.
추석을 한 주 앞뒀지만 군산역전종합시장과 군산공설시장은 손님보다 상인이 많은 모습이었다.
북적여야할 채소·청과 매대는 한산했고 정육점에서는 주인이 무심하게 텔레비전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곳에서 채소는 판매하는 김 모씨(62)는 “요즘 장사가 너무 안된다”라며 “오늘도 무 한단을 팔았을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발길을 돌려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을 살펴봤다. 120석이 넘는 한 패스트푸드점은 기자를 제외하고 단 한명의 손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에 아파트 및 상가들로 빼곡한 매장이었지만 1시간 동안 이 곳을 방문한 고객은 10명을 넘지 않았다.
한 군산시민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으로 오식도동 상인 뿐만아니라 지역 경제 전체가 죽었다”라며 “자영업자만이 아니라 군산시민 모두가 이전보다 힘들어졌음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