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철새이동·평창올림픽 대비 AI 방어진 구축…오리농가 사육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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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17-09-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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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허태웅 식품산업정책실장이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종합대책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추석을 한주 앞두고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대비한 방어진을 구축한다. 최근 경북 영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H7N7형 AI가 검출된데다, 내달부터 본격적인 철새 이동이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AI 위기경보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에 준한 방역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특히 AI 바이러스에 취약한 오리 사육농가에 대한 사육제한 조치가 실시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과 AI 발생 가능성이 큰 내달부터 내년 5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가축 질병 발생 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방역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김경규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정부는 매년 특별방역 대책 기간을 설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내년 2월 평창올림픽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앞둔 만큼 예년보다 방역수준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오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방역대책상황실 현판식에 참석, 특별방역 기간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AI에 취약한 오리 농가 중 위험지역에 있는 농가에 대해서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휴업보상을 병행한 사육제한 조치를 실시한다. 

'AI 불쏘시개'로 불리는 오리는 고병원성 AI에 걸리면 잠복기가 길어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고 바이러스를 다량 배출한다. 또 오리 농가 대부분은 사육시설이 열악해 방역에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사육제한 대상을 'AI 위험도가 높고, 단기간 사육제한이 가능한 축종인 육용오리 농가 중 고위험농가'로 정했다. 

이에 해당하는 농가 및 오리의 규모는 3년 이내 2회 이상 발생농장과 반경 500m 이내의 농가 98호, 131만2000마리 정도로 추산된다.

또 사육제한시 더 열악한 농장으로 오리가 추가 공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육제한 대상 농장에 오리를 공급하는 계열화 사업자 소속 종계 농장의 종란을 폐기(보상 병행)할 계획이다.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의 경우는 소규모 농가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를 수매·도태하고, 강원 지역 내 산닭 유통시엔 출하 전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전국적으로는 3년 이내 2회 이상 AI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27개 시·군과 밀집 사육지가 있는 15개 시·군, 강원도 인접 시·군 등에는 거점 소독조가 설치된다.

의무교육을 제외한 전국 모든 가금농가 모임을 비롯해 전통시장 등으로의 오리류 유통이 금지된다.

야생조류에 대한 예찰도 강화한다. 농식품부는 대학 등 민간 검사기관에서 AI가 검출되면 신속 보고하도록 연구기관 등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구제역의 경우, 비발생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특별방역대책기간 동안 지자체와 검역본부(방역센터) 합동으로 특별점검반을 구성해 취약지역을 집중 점검한다.

소와 돼지에서 모두 발생한 적이 있는 O형 백신은 수입다변화를 통해 현재 1300만 마리(약 5개월분) 분량의 재고를 확보한 상태다. 

한편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겨울 철새가 찾아오는 내달부터 내년 4월까지 전국 철새 도래지를 중심으로 야생조류 AI 조사를 강화한다.

이에 따라 겨울 철새 초기 기착지인 김포와 AI 바이러스가 검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 등 2곳에 AI 조기감시망이 설치된다. 

AI 조기감시망은 AI 감수성이 높은 닭·오리와 같은 사육 조류를 그물망에 넣고, 겨울 철새의 접촉을 유도해 AI 바이러스의 유입 여부를 확인한다.

주요 철새도래지 80곳에서 철새의 분변을 채취하고, 야생조류의 포획 검사도 강화한다. 

정원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겨울 철새를 통해 유입될 수 있는 AI 바이러스를 조기에 감지, 닭이나 오리를 키우는 농장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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