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광고는 티몬이 서비스하고 있는 신선식품 쇼핑몰 ‘슈퍼마트’를 소비자들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티몬 내 소셜미디어팀 6명이 시작한 소규모 프로젝트였다. 팀원들이 나름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모아, 촬영을 위한 기술적인 부분들만 도움을 받기로 하고 광고를 만들기 시작했다. 촬영 스텝과 배우를 제외하곤, ‘자급자족’ 시스템을 고수한 이들은 직접 출연도 하고 심지어 BGM(배경음악)을 만들기도 했다.
28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티몬 본사에서 만난 소셜미디어팀 4명과 김현수 사업기획실장은 ‘신선한 사랑’ 만큼이나 유쾌했다. 광고를 배포하기 전만 해도 페이스북 ‘좋아요’ 수 2만개 정도면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자 입을 모았던 소셜미디어팀은 기대 이상의 반응에 인터뷰 내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도 '신선한 사랑'의 반응에 "역대급"이라 칭찬했다고 했다. 김현수 티몬 기획실장은 "신 의장이 정확히 '티몬이 창업 이래로 했던 바이럴 중에서는 역대급이다'라고 말했다"라며 "중장기 전략으로 삼고 있는 '여행'과 '미디어 커머스'에 좋은 사례가 됐다고 생각해 '반갑다'고도 얘기했다"고 전했다.
Q. 슈퍼마트 웹 드라마 광고 ‘신선한 사랑’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소감을 들어보고 싶다.
김재명 매니저(재명)- 내부적으로 좋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페이스북 ‘좋아요’ 수 1.5만개에서 2만개 정도면 스스로 잘했다고 하자고 얘기했던 적이 있는데, 그것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 나왔다.
김혜민 매니저(혜민)-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콘텐츠만 ‘좋아요’ 수 8.2만개를 받았다.
재명- 페이스북 외에 유튜브 등 다른 곳까지 합하면 10만개는 넘을 것이다. 영상 조회수로만 치면 700만 뷰 정도다. 페이스북 광고비를 거의 안 쓴 것에 비해 어마어마한 조회수라고 봐야한다.
Q. 이런 조회수나 좋아요 수를 받고, 얼떨떨했을 것 같기도 하다.
김정훈 매니저(정훈)- 되게 기뻤는데, 이것을 꼭 성공시키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너무 간절히 바랐다.
재명- 제작하면서 의도하지 않은 부분들까지 분석한 글이 블로그에 올라오기도 했다. 잘 되면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생각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사람들이 좋아했구나, 잘 하면 이렇게 2차 콘텐츠까지 만들어지더라.
Q. 이렇게 웹 드라마 형식의 광고를 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혜민- 처음부터 웹 드라마 형식으로 광고를 찍자고 했던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슈퍼마트가 ‘신선식품’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배송 시스템이나 슈퍼마트의 장점들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가, 웹 드라마 형식이 나오게 됐다.
Q. 웹 드라마 형식 광고가 요즘 트렌드인가.
재명- 요즘 들어 많이 한다.
혜민- 페이스북에서는 유통되는 광고들이 보통 1분 이내 짧은 콘텐츠로 소비된다. 그런데 요즘에는 스토리가 탄탄하고 몰입도가 높으면 잘 터지는 것 같았다. 최근에(웹 드라마 광고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재명- 예전에 KT에서도 했었고, 72초 광고는 꽤 있었다. 그런데 압도적으로 많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있었는데 잘 못 만들어서 우리가 못보고 지나가는 것들도 있었을 것이다.
김현수 실장(현수)- 웹 드라마 광고는 제작기간도 길고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미디어 커머스 대부분이 1분 이내인 이유가 빠르고 저비용으로 생산 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 드라마 광고는 큰 맘 먹고 해야 하는 것들이라 양이 많진 않은 것 같다.
정훈- 일단 신선식품을 판다는 걸 알려야한다는 점에서 시작했다.
심성민 매니저(성민)-처음에는 초등학생들의 사랑 이야기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슈퍼마트에서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신선식품을 배송한다’라는 주제를 갖고 어떤 것을 하는게 좋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선사시대 때 신선한 과일을 채취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신선함을 표현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볼까 하다가...
재명- 그 전에 전제가 슈퍼마트는 언제든 필요한 시간에 나에게 필요한 것을 갖다 주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그게 뭘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항상 한 여자에게 늘 잘 해주는 남자로 표현해 보자고 결론을 내리고, 스토리를 짜기 시작했다.
정훈- 그리고 그걸 현대극으로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남자가 여자에게 계속 잘해주는 스토리로 가자고 했는데...
혜민- 그게 또 제작비에 무리가 있었고...
재명- 썩 재밌을 것 같지도 않았다(웃음).
혜민- 특히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기엔 성인 배우와 아역배우까지 모두 섭외하기도 어려웠다.
성민- 그래서 차라리 초등학생의 사랑 이야기로 가보자 했던 것이다.
재명- 그게 결과적으로 맞는 판단이었다.
정훈- 초등학생 전에는 원래 고등학생들의 스토리로 해보자는 이야기도 했었다.
혜민- 그런데 고등학생이나 성인이 했으면 너무 오글거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들이 하게 된 이유도 있다.
Q. 이렇게 만들어진 광고로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나.
재명- 두 번의 킬링파트가 나온다. “니가 무슨 슈퍼마트야?”랑 “가지마”. 이 장면 중 슈퍼마트 배송 트럭에 나오는 메시지가 핵심이다. 첫째는 필요한 곳에 언제든지 배송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신선식품을 티몬에서 파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가지마”라는 대사를 통해 적어도 '가지'와 '마'를 판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채소도 판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Q. 이 모든 것을 외주업체가 아닌 티몬, 이 소셜미디어팀에서 했다고 들었다.
정훈- 사실 훨씬 이전에 만들어놨었는데 앞부분에 들어가려고 했던 기성곡에서 저작권 문제가 생겨 새로 곡을 만드느라 한 달이 더 걸렸다. 앞에 들어가는 자작곡에 시간이 좀 걸려서 총 두 달 정도 걸렸다.
현수- 한 달동안 단계들은 콘셉트 기획, 대본, 시나리오, 각색, 스토리보드 작업, 촬영, 후반 편집, 작곡까지다. 원래 곡이 대중가요가 두 개 들어가는데, “가지마”라는 대사에 들어가는 곡 ‘가지마 가지마’는 저작권료 지불해서 사용하게 된거고 앞에 들어가는 곡을 의뢰해 작곡을 했다.
재명- 의뢰한 곳에서 작사도 해오긴 했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이 사람(정훈)이 직접했다.
현수- 이렇게 만든 노래에 한 소절이 광고에 나오는데...
정훈- 이 노래에 대해서 광고를 본 사람들이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재명- 이 노래를 듣고 싶다고 문의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음원을 배포했다.
현수- 그래서 원래 반소절만 만들었던 것인데 풀버전으로 작사·작곡을 했다.
Q. ‘신선한 사랑’을 촬영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없었나.
재명- 촬영하면서 도움을 받은 스텝은 기술스텝밖에 없었다. 이외에는 배우들 정도였다. 우리도 이런 촬영이 처음이니, 광고에 나오는 택배기사나 이삿짐 나르시는 분들을 엑스트라로 섭외해 놔야 하는데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이삿짐 나르는 배우는 김정훈 매니저랑 촬영 도와주셨던 조명팀 스텝이었고, 광고 중에 “잠깐만요!”라고 외치는 사람은 내가 직접 했다. 그리고 거기 나오는 차 제 차고, 거기 나오는 집도 내 집이다.
Q. 비슷한 시기에 타사에서 비슷한 형식의 광고가 나왔다. 어땠나.
혜민- 보면서 초반에 많이 공감됐다. 젊은 부부들이 공감될만한 소재로 했기 때문에 짠하게 보면서 감정 잡고 있었는데, 맥주가 딱 나와서... 이것도 초반 몰입도 굉장히 높아서 끝까지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재명- 일단은 길어도 재미있으면 사람들이 끝까지 보는구나, 그리고 같은 마트라서 그런지 이마트나 우리나 이런 걸 잘 만드는구나 생각했다(웃음).
혜민- 티몬은 온라인 위주지만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 잠재 고객들을 오프라인으로 이동할 수 있게끔 잘 설계한 것 같다.
현수- 이마트가 전형적인 반전 스토리를 보여줬다면 티몬은 약간 다르다. 티몬은 이걸 ‘멀쩡한 병맛’이라고 하는데, 티몬의 광고는 보는 사람은 자지러지지만 배우들은 너무나도 진지하다. 티몬만의 패턴이 있다는 거다.
재명- 그래서인지 티몬 광고를 보고, ‘처음에는 빠삐코 광고인가 하고 보다보니 빼빼로 광고인가?’하는 반응도 있었다. 티몬의 광곤지 모르고 끝까지 봤다는 반응이 재미있었다. 이마트 영상은 이마트 광고겠거니, 하고 봤다면 티몬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현수- 아까 말씀드렸지만 조회수 700만 뷰 정도가 나왔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좋은 성과다. 매출 측면에서는 이 광고가 터지고 나서 기점으로 전후해서 신규 구매자의 매출이 30% 정도가 늘었다. 어느 정도 의도한대로 됐다고 생각하는 게, 브랜딩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긴 하지만, 신규 구매자 매출이 늘었다는 것에 고무적이라는 생각이다.
재명- 일단 연락이 많이 왔다. “그 팀에서 만든거죠? 어느 대행사가 했어요?” 이런 광고를 만들고 싶은데 당연히 대행사를 썼다고 생각하고 알아봐달라고 하나보다. 직접 했다고 하면 “헐! 대박!” 또 유한익 티몬 대표랑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한테도 연락이 너무 많이 왔었다고 들었다. 빨리 2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Q. 유한익 티몬 대표나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이 뭐라고 했나.
현수- 일단 소고기 사주셨다(웃음). 신 의장이 정확히 “티몬이 창업 이래로 했던 바이럴 중에서는 역대급입니다”라고 했다. 신 의장은 중장기 전략으로 잡고 있는 것이 ‘여행’과 ‘미디어 커머스’다. 이번 광고가 좋은 사례가 됐다고 생각해서 “반갑다”고도 얘기 했다.
재명- 사내에선 다 좋아해주고 많은 응원과 지지 보내주고 있다.
Q. 앞으로의 ‘미디어 커머스’ 계획이 듣고 싶다. ‘신선한 사랑’ 같은 광고가 또 나올지 기대된다.
현수- 보통 광고면 광고, 유통은 유통, 나뉘어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이커머스 공간은 마케팅이 구매나 매장과 맞닿아있다. 이커머스 영역에서는 현재 광고와 구매를 연결해주는 역할이 없다. 이 팀은 그 역할을 꿈꾸고 있다. 앞서가는 온라인 광고기획일 수도 있다. 이것이 미디어 커머스라고 생각한다.
이미 생활가전 브랜드 ‘발뮤다’와 콜라보로 광고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서 광고를 자체제작 할 계획이다.
재명- 이 모든 걸 내부직원 6명이 만든다는 게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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