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캐나다 봄바디어 여객기에 220% 상계관세..美-캐나다ㆍ영국 무역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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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09-2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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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미국이 캐나다 최대 항공기 및 열차 생산업체 봄바디어의 일부 항공기에 220%에 이르는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국과 캐나다 및 영국과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관리청(ITA)가 봄바디어의 여객기 C시리즈에 219.63%에 이르는 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내린 이후 캐나다와 영국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보복성 조치를 경고하고 있다고 CNN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들이 27일 보도했다.

연료 효율이 높은 단거리 노선용 여객기인 봄바디어의 C시리즈는 글로벌 여객기 제조사의 양대 산맥인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로부터 높은 견제를 받고 있다. 이번 미국 상무부의 결정 역시 보잉의 청원에 따른 것이었다. 보잉은 봄바디어가 캐나다와 영국의 불공정한 보조금을 받아서 C시리즈를 자사 유사 기종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판매한다면서 상무부에 조사를 요청했다.

미국 당국이 보잉의 편을 들어주자 캐나다는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봄바디어 측은 미 상무부의 결정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봄바디어 공장이 있는 캐나다 퀘백 주의 필립 쿠이야르 수상 역시 이번 갈등이 해결될 때까지 "보잉으로부터 단 하나의 볼트나 부품, 항공기도 캐나다에 들여와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다. 그는 "보잉이 이번 싸움에서는 이겼을지 모르겠지만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를 명백한 공격으로 간주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정부과 보잉과의 공급 계약도 위태롭게 됐다. 이달 앞서 캐나다 측은 보잉으로부터 17대의 전투기를 구입하기로 한 52억 달러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우리를 고소하고 우리 항공업계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기업과 함께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CNN은 전했다. 

북아일랜드에 봄바디어 C시리즈의 날개 및 동체를 제작하는 공장을 둔 영국 역시 이번 결정으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은 “영국이 보잉과 해상 초계기 및 아파치 헬리콥터 계약을 맺고 있지만 이번 결정이 보잉과의 미래 관계를 분명히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두 번이나 사태 해결을 요구했던 테리사 메이 총리 역시 미국의 이 같은 방침에 깊은 실망을 나타냈다면서 보잉과의 장기적 관계가 훼손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메이 총리가 미국과 무역전쟁을 위협했다”고 해석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예비판정이며, ITA의 최종판정 결과는 12월 중순에 나온다. 이후 독립기관인 ITC가 내년 2월까지 미국 산업피해 여부를 판단하면 상무부가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그러나 상계관세가 220% 그대로 부과될 경우 C시리즈의 가격이 세 배 이상으로 뛰기 때문에 북미 단거리 노선을 위해 만들어진 C시리즈의 생산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CNN은 “미국이 강력한 무역 상대국인 캐나다에 큰 싸움을 걸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미국의 고율 상계관세 부과 방침으로 인해 미국의 주력 수출국 중 하나인 캐나다와의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산 연질목재에 상계관세를 매기고 유제품 시장 개방을 압박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추진하면서 캐나다를 거세게 몰아붙이는 것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CNN에 따르면 에드워드 앨든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지난 6월에 “미국은 캐나다를 무시하는 데 너무나 익숙해져서 캐나다가 무역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싸운 장구한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무역연구회사인 팬지바의 크리스 로저스 애널리스트는 “캐나다 정부는 미국산 제품 구입에 있어서 재량권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보복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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