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열흘 동안의 추석연휴가 시작되는데 북한리스크 때문에 한반도 정세가 불확실하게 돌아가고 있어 마음 편히 쉬지 못할 것 같다"며 "긴장을 놓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연휴기간 중에는 해외사무소를 중심으로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시각 등을 매일 점검할 계획이다. 책임자인 간부들도 교대로 매일 출근한다. 연휴기간 전후로 시중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도 취하고 있다. 외환시장 담당자들은 더 분주하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12명의 팀원 중 두 명씩 오전, 오후로 나눠서 해외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달 3일 핵실험을 한 데 이어 같은 달 15일 탄두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유럽연합(UN)을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있었다. 이에 북한은 강력히 반발하며 설전이 오갔다. 아울러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북한 도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은이 북한 관련 리스크가 한달 전보다 더 커졌다고 판단하는 배경이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높아졌다. 북핵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졌다. 지난달 26~27일 이틀간 외국인이 현물·선물 채권을 3조원 가까이 매도했다. 이 총재는 이를 자금 유출 확대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채권을 매도하는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같은 중장기적 시계를 가진 투자기관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그러며서도 "이틀간 대규모 순매도가 있었기 때문에 시장 심리가 움츠러들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고 필요할 경우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북한발 리스크가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은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하지만 긴장감이 더 고조될 경우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어떤 메시지를 줄 여건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이 총재는 "여전히 대외여건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달 19일 금융통화위원가 열리기 전까지 국내외 경제상황을 점검해보고 내년 경제 전망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연휴가 끝나마자마자 도래하는 한·중 통화스와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달 10일 3500억 위안 규모인 한·중 통화스와프는 만기된다. 양측은 협약 연장 여부를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총재는 "우리나 중국 인민은행이나 과도한 관심은 부담스럽다"며 "그 간 협의를 진행해왔는데 양측 모두 가급적 빨리 결론을 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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