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국에는 유니클로, 자라, H&M, C&A, 포에버21, GAP, MJstyle, 무인양품, NEW LOOK, Urban Revivo(UR) 등 세계적인 SPA 브랜드들이 총 집결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시장 내 SPA 업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토종’의 도약이다. 해외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유니클로와 자라 등 10대 SPA 브랜드가 올해 1분기에 중국에 오픈한 매장 수는 42개였다. 그 중에서 매장을 가장 많이 오픈한 업체는 11개 매장을 연 중국 브랜드 ‘MJ style’이었다. 중국 브랜드 ‘UR’이 9개로 뒤를 이었다. 이 두 브랜드의 매장 수가 전체 신규매장의 절반을 차지했다. 점유율은 48%였다.
UR은 올해 1월 싱가포르에 첫 해외 매장을 오픈한 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진출했다. 올해 중에 런던에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픈할 계획이다. 글로벌화 되고 좋은 품질에 가성비가 뛰어난 중국 브랜드가 안정적으로 해외시장에 안착하며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모양새다.
또 다른 중국 브랜드 ‘Hot wind’도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가방, 신발, 액세서리 위주의 캐주얼 브랜드로 중국에 이미 90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뜨는 토종 SPA 브랜드 중에 ‘피스버드’도 있다. 올해 1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정식으로 상장됐다. 운영과 홍보 수준은 유니클로와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 못지않다. 피스버드는 프랑스에 자회사를 설립해 프랑스 고급 브랜드인 알렉시스 마빌의 주주가 됐다.
중국 토종들의 이같은 부상과 달리 해외 브랜드들은 성장세 둔화로 주춤하고 있는 형국이다. 매장 폐쇄 소식도 들린다. 자라는 지난 2월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운영하던 중국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를 폐쇄했다.
토종 SPA 브랜드가 도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 가운데 핵심은 소비자들의 ‘달라진 욕망’을 충족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SPA 브랜드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높은 품질과 유니크함 때문이 아니다. ‘합리적 가격’,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트렌드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좇고 싶으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소비자들의 욕망을 충족시킨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브랜드 충성도가 약한 상황에서 젊은 소비자의 구매력이 높아져 다른 제품으로 눈 돌릴 여력이 생겼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개성적이고 독특한 제품, 디자인적 요소가 강한 새로운 트렌드 제품을 선호한다. 구매력이 향상되면서 더 이상 가성비만을 고집하지 않게 된 것이다. 길거리에서 언제든 마주칠 수 있는 ‘같은 옷’을 기피하는 하는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 토종 SPA 브랜드들은 그런 ‘변화’를 파악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토종 브랜드의 매장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등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이유다.
중국은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중국시장에 최초로 뛰어든 SPA 브랜드는 유니클로였다. 2002년도의 일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6년에는 자라, H&M, C&A 등 세계적 SPA 브랜드들이 앞 다투어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2013년경에는 유니클로, 자라, H&M, C&A 등 4개 글로벌 SPA 브랜드가 중국 전역에 자리 잡을 정도로 확산됐다.
물론 해외 SPA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주춤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니클로는 중국의 온라인 쇼핑 대표 사이트 톈마오(天猫, T-MALL)의 솽스이(雙十一, 알리바바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11월 11일 전자상거래 할인판촉행사) 판매 부분에서 수년 연속 의류브랜드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SPA 브랜드에게 ‘황금 시장’이다. 패션시장이 커지는데다 소비자의 눈높이 역시 높아져 트렌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토종 SPA 브랜드들이 트렌드 선도, 뛰어난 가성비, 빠른 제품 업데이트, 독특한 디자인을 앞세워 SPA 시장에서 ‘굴기(崛起‧우뚝 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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