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력 퇴출]조선업 종자사 4만명 떠났다···20년 만에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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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입력 2017-10-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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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산업 인력 이탈 가속 - (1)

조선산업이 장기간 불황 국면에 직면하면서 업계 종사자들의 인력 퇴출이 본격화 되고 있다. 지난해 본격화 된 조선 빅3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의 결과는 각 사의 발표 자료를 통해 제시되었으나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7 조선자료집’은 조선산업이 어느 해보다 어려운 직면을 맞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협회가 집계한 주요 통계를 토대로 4회에 걸쳐 분석해 보기로 한다.
 

조선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지난해에만 4만명 넘게 일터를 떠났다.

조선업 종사자의 증가 또는 감소 변동이 1년만에 이같이 대규모로 일어난 것은 통계가 잡힌 지난 1996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종사자 1명당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한다면 지난 한해에만 8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생계가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음을 의미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조선산업 근로자수는 16만627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20만3513명에 비해 3만7236명이 줄어든 것이다. 협회 통계가 회원사와 일부 비회원사를 집계한 것임을 감안할 때, 조선업을 떠난 근로자 수는 4만명을 훌쩍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업 전체 근로자 수는 2005년 10만4704명으로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선 뒤 2008년 15만1331명에서 2014년 20만명(20만4635명)을 돌파하며 최고치에 달했다가 2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에는 2009년(16만2747명)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기술직·기능직 근로자수 급감, 사무직은 증가
조선 부문 종사자 수는 2015년 12만3111명에서 지난해 9만8705명으로 2만4406명이 줄어 2007년(12만2445명) 이후 10년 만에 10만명 아래로 줄었다. 조선 부문 가운데에서도 기술직 인력은 같은 기간 1만5263명에서 5556명으로 무려 3분의 2(1만67명)가 자리를 떠났다. 기능직은 본사 소속 근로자가 2만4732명에서 2만3032명으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는 7만6869명에서 6만2829명으로 각각 1700명, 1만4040명이 줄었다.

해양 종사자 수도 2015년 6만6774명에서 지난해 4만9658명으로 1만8116명이 감소했다. 해양 부문 가운데 기술직 인력은 4305명에서 2622명으로 1683명이 회사를 떠났다. 기능직은 본사 소속이 5550명에서 4020명, 협력업체 소속은 5만5116명에서 4만578명으로 각각 1530명, 1만4538명이 감소했다.

반면, 설계·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직무가 속한 사무직은 조선(2015년 4447명 → 2016년 7288명), 해양(1871명 → 2438명) 모두 증가했다.

◆올해도 감축 지속···10만명 초반대까지 갈수도
조선업 종사자 수의 급감은 신규 수주 물량 확보 속도 대비 기수주 물량의 소진 속도가 빨라진 2010년대 초부터 이미 예견되어 왔다.

또한 신입직원들의 입사 증가분보다 장기 근속직원들의 퇴사 비율이 낮아 최근 2년여 전까지 전체 근로자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조선사 전반에 걸쳐 부실이 드러나면서 각 조선사들은 필요한 수 이상의 직원들을 채용하지 못했고, 베이비 부머가 주축이 된 조선업계 1세대들의 본격적인 퇴진이 이뤄지면서 전체 종업원수의 변화가 진행됐다. 한 발 더 나아가 각 조선소들이 희망퇴직과 직무 전환 등을 통해 인위적인 인력조정을 단행한 것도 종사자 수 급감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주요 조선사들은 올해 들어서도 인력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협회가 내년에 발표할 2017년 통계에서는 지난해 못지않게 인력 감소가 점쳐진다.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조선산업 종사자 수는 10만명 대 초중반으로 줄어 국가 경제 주도 산업이라는 위상의 위축이 불가피하다.

더군다나. 기술직·기능직 인력들의 대거 이탈이 가속화 된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조선산업의 기술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업황 회복이 더디게 진행됨에 따라 조선산업 인력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용 안정을 위해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으나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당장의 해결책 마련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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