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일회계법인,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 EY한영 등 국내 4대 회계법인에 재직 중인 공인회계사 수는 총 5172명으로 2015년 말(3101명)에 비해 66.78% 증가했다.
법인별로 보면 삼정KPMG(6.53%)와 EY한영(16.88%)이 인력이 늘었고, 삼일회계법인(-1.29%)과 딜로이트안진(-3.45%)의 경우 줄었다.
대형 회계법인의 경우 대부분 인력구조는 10년 미만의 회계사들이 전체 인력의 80% 가량을, 일반기업의 임원격인 10년 이상 경력을 지닌 파트너 회계사들이 나머지 2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4대 회계법인에서 10년 미만 경력을 가진 회계사 수는 총 4062명으로 전년(3997명)보다 1.6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회계사 수는 1110명에서 1038명으로 6.94% 늘었다.
국내 1위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의 경우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법인의 인력구조를 보면 10년 미만 경력 회계사 수는 2015년 1524명에서 2016년 1470명으로 1년 새 3.54%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10년 이상 경력 회계사 수는 410명에서 439명으로 7.07% 증가했다.
이 같은 젊은 회계사들의 이탈 현상을 회계 업계에서는 업무 강도에 비해 낮은 보수, 대기업보다 떨어지는 처우 문제 등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회계 법인이 '수습' 이름표를 떼는 곳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얘기도 나온다.
한 대형 회계법인 임원은 "회계법인에 등록된 공인회계사는 수습 2년 동안은 반드시 재직해야 하는데 실무를 배우는 3~4년 차 부터 외부에서 인력 수요가 생겨 처우가 좋은 기업 등으로 이직 경우가 많다"며 "반면 10년차 이상 파트너들은 이런 갈등을 견디고 업계에 남겠다고 결심을 한 사람들이라 상대적으로 퇴사하는 비율이 낮다"고 언급했다.
회계부정이 드러나면 모든 책임을 회계사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감 등으로 돈을 적게 벌더라도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점도 한 몫 한다.
한 대형 회계법인 소속 주니어 회계사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회계감사 시즌에만 분주하고 나머지 기간엔 여유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엔 회계법인 간 경쟁이 치열지면서 성수기와 비성수기 구분이 없어지는 등 근무 여건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주니어 연차 때는 (피감법인에) 오류를 지적해도 고치지 않아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회계부정 사건 등으로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보다 안락한 일을 찾으려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