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바닷모래 재고는 바닥을 드러냈다. 수도권 건설 현장에 들어가는 인천 옹진군 굴업도에서 채취한 바닷모래마저 지난달부로 모두 사용됐다.
현재 기존 채취 구역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서해 EEZ에서 난 바닷모래는 나오는 즉시 웃돈을 얹어 소비되고 있어 비축이 어렵다.
10월은 건설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콘크리트 수급이 가장 활발한 시기다.
하지만 바닷모래는 최근 씨가 말랐다. 정부가 채취를 금지해 공급이 차단됐고, 충당해 오던 재고 물량은 동이 났기 때문이다.
앞서 해수부는 바닷모래 채취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일부 가능성을 이유로 조업에 제동을 걸은 바 있다.
이에 비해 해수부가 연초 발표한 자료를 보면 어업 생산량 감소 등의 이유로는 유해 물질 유입, 중국어선 남획 등이 언급될 뿐, '바닷모래 채취'는 단 한 차례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해수부는 바닷모래의 유해성을 입증할 조사 결과가 나오는 연말까지 일단 기다리라는 입장인데, 이 조사 비용 중 수억원을 줄도산 중인 바닷모래 채취업체들에 떠넘겼다.
당장 바닷모래를 끌어써야 하는 레미콘 및 건설업계는 아우성이다. 최근에는 조달이 어려운 일부 중소형사가 불법 골재를 취급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한 대형 레미콘사 관계자는 "정부가 바닷모래를 채취를 중단시킨 것은 현실을 아예 모르기 때문"이라며 "망망대해에 수북이 쌓여 있는 바닷모래를 두고 왜 비싼 돈을 지급해 가며 질 낮은 모래를 써야 하는지, 또 그 많은 물량을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이유로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은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국무조정실 주도로 바닷모래 논란을 해결하라고 지시했으나, 진척은 없다.
이에 대해 한 바닷모래 업체 관계자는 "수십년간을 애국심을 가지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해 왔으나 이런 취급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생존이 걸려 있는데 정부가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급한대로 채취 허가를 연장해 주고, 조사 결과에 따라 취소를 하든 해야 사회적 혼란이 적을 것"이라며 "결국 바닷모래 원가가 증가해 불법 골재가 판을 치게 되면 피해를 입는 것은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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