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미국서 세탁기 판매 제재 위기... 내년 초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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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7-10-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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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가전 박람회 '국제가전전시회(IFA) 2017'의 삼성전자 전시장. 관람객들이 세탁시간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세탁기 신제품 '퀵드라이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대 수출 지역인 미국에서 세탁기 부문의 판매에 제재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양사의 세탁기로 인해 자국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도 이 같은 인식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ITC는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인해 자국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했다. 지난달 22일 한국산 태양광 패널에 이은 두 번째 산업피해 판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한국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압박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ITC는 이날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결과, "양사 수출품의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심각한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이프가드는 덤핑과 같은 불공정 무역행위가 아니라도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ITC는 이날 피해 판정에 따라 오는 19일 '구제조치(remedy)' 공청회를 개최하며, 내달 투표를 거쳐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한다. 이어 12월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무역구제를 건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한다. 이에 따라 최종 결론은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제조치로는 관세 부과 및 인상, 수입량 제한, 저율관세할당(TRQ·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등이 포함된다.

앞서 월풀은 삼성과 LG가 반덤핑 회피를 위해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한 것이라며 세이프가드를 요청한 바 있다. 양사는 한국과 중국, 태국, 베트남, 멕시코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활과 보호무역 기조를 일찌감치 천명한 만큼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이 경우 연간 1조 원이 넘는 삼성과 LG 세탁기의 미국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월풀(38%), 삼성(16%), LG(13%) 순이다. 삼성과 LG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 규모는 총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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