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기금은 북핵 리스크 여파에 약세로 돌아선 7월 말부터 9월 28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모두 2조37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주로 IT와 화학, 제약‧바이오, 자동차부품, 기계주를 많이 샀다.
종목별로는 LG전자(2208억원)와 SK하이닉스(1729억원), 카카오(1700억원), LG화학(1489억원), 셀트리온(1106억원)이 상위 10곳에 포함됐다. 한미약품(722억원)과 현대위아(605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589억원), LG이노텍(538억원), SK이노베이션(480억원)도 마찬가지다.
연기금은 개별종목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돈을 풀었다. 코덱스200(3319억원)과 타이거200(2062억원), 코덱스 레버리지(511억원)를 6000억원어치 가까이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미래에셋대우와 만도, 삼성전자우선주, 현대모비스, 롯데케미칼, LG, 현대차, 펄어비스, 삼성SDI, 한온시스템에 대해서도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반대로 연기금은 삼성화재와 현대중공업, 현대건설, 제일기획, 아모레G, 한국항공우주, 종근당, 이마트를 순매도했다.
대체로 차익실현이 배경으로 꼽힌다. 연기금이 팔아치운 종목은 아모레G와 한국항공우주를 제외하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주가가 많이 올랐었다. 아모레G와 한국항공우주는 한·중 갈등과 방산비리로 조정을 받아왔다.
연기금은 4분기 이후에도 이런 매매 패턴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예은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코스피에서 IT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에서는 제약‧바이오 위주로 사들이는 큰 그림을 이어갈 것"이라며 "3분기 호실적이 기대되는 주요 금융지주도 눈여겨 볼 만하다"고 말했다.
철강을 비롯한 소재주는 미국과 중국에서 반덤핑 과세 이슈가 불거지면서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전망이 밝다.
연말로 갈수록 미 금리 인상이 부담을 줄 수 있어 철저하게 실적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용호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증시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외 이슈가 많다"며 "실적이 양호한 반도체, 은행, 제약‧바이오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연기금인 국민연금 이사장과 기금이사(CIO)직이 현재 공석인 점은 변수다. 김예은 연구원은 "인사에 따라 크고작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얼마 전 사임한 강면욱 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장은 대형주와 인덱스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으로 주식을 운용했다. 그는 취임 한 달 만인 2016년 3월 '패시브 강화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당시 코스피200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새로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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