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일 "수익성과 리스크를 엄격히 따져서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정부가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이날 서울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원전수출전략협의회'에서 "정부의 에너지 전환은 지진위험성과 다수호기 밀집 등 국내적인 특수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외 원전 수출은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간 원전 수출은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백 장관은 원전 수출이 에너지 전환에 따른 국내 원전산업의 보완 대책의 하나이며 국내 원전산업이 축적한 자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영국, 체코, 사우디를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원전 수주 지원방안을 설명했다.
현재 영국은 2035년까지 3GWe(통상 원전 1기 발전용량이 1GWe), 체코는 2035년까지 1GWe, 사우디는 2030년까지 2.8GWe 규모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과 산업부 국장은 지난 4월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 방한과 9월 한-영 원전산업대화체의 후속조치로 이달 영국을 방문, 장관 면담과 국장급 양자회의를 통해 영국 원전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체코는 이달 10~14일 예정된 체코 원전특사의 방한 기간에 정부 고위급인사 면담과 원전산업 시찰 등을 통해 정부의 원전 수출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한국 원전의 우수성을 알리기로 했다.
또 이달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사우디 비전 2030 협의회에서 백 장관과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이 만나 사우디 원전사업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원전수출전략협의회에는 원전수출산업협회를 비롯해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공기업, 두산중공업·현대건설·대우건설 등 민간업체, 한국수출입은행 등 17개 기관이 참석했다.
원전수출산업협회는 세계 원전 시장 동향 발표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이 원전 수주시장에서 독주하면서 한국이 겨냥할 시장이 점차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해외 원전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한전과 한수원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사례에서 보여준 국내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국가대항전 성격의 원전 수출에 정부, 원전업계,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장기간 대규모로 진행되는 원전사업의 금융리스크 경감 방안에 대해 발표하면서 수출여신기관과 공조를 통한 전략적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아레바 등 글로벌 원전기업의 경영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원전 수출의 수익성과 리스크를 철저히 따져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추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백 장관은 "신규 원전도입 움직임이 있는 영국‧체코‧사우디의 특수성을 지적하며 원전공기업 뿐만 아니라 금일 참석한 17개 기관 모두가 각 사업에 대해 최적화된 수주전략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어 "해외원전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기관별 업무 칸막이를 없애고,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관련 조직도 유연하게 대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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