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에 들어선 북·미 대치는 언제든지 외국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미국이 오는 12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스럽다. 무턱대고 실적장세에 돈을 걸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10일 주요 증권사는 이날 코스피 강세를 실적 기대감 덕분으로 풀이하면서도 북·미발 리스크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4분기도 증시 변동성이 전분기 못지않게 커지면서 랠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연내 주목해야 할 대표적인 변수로 미국 세제개혁안 입법 여부, 미 부채한도 상향과 정부 예산집행을 꼽았다.
그는 "국가부채한도 상향과 정부 예산집행 시한이 9월 말에서 12월 15일로 연장됐다"며 "덕분에 연방정부가 셧다운(잠정폐쇄) 리스크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새 시한인 연말이 다가올수록 불확실성은 다시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타 증권사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도 풀어야 한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FTA 재협상을 둘러싼 통상 압력이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북한 리스크도 해소되지 않고 있어 불안심리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물경제 회복세는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며 "국제 통화정책과 채권 수익률 변화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3분기 호실적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빈익빈 부익부'가 여전했다. 전반적인 강세보다는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김성근 연구원은 "유통을 비롯한 내수업종은 규제 리스크 탓에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며 "반대로 수출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내수주보다는 대형 수출주 위주로 투자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대내외 악재가 불거질 때도 실적 개선주는 덜 출렁일 수 있다.
김용호 연구원은 "4분기 증시에서 변곡점을 만들 수 있는 변수가 많다"며 "하지만 확실한 실적 재료를 가진 종목이라면 주가가 흔들릴 때마다 저점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반영하기 마련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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