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 증원' 문제를 둘러싸고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가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현정부 최우선 과제이지만 막대한 재원 부담으로 실현 가능성조차 담보할 수 없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감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 현안에 대해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관련 부처인 행안부와 기획재정부는 소통 창구도 갖추지 않았고, 지자체가 예산을 마련해야 할 지방직은 정부가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었다.
황 의원은 "공무원 중심으로 17만40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내겠다는 구상이 착실히 추진 중인지 궁금하다"며 "공무원 증원 계획은 5년 단위로 세우는데 17만명 규모에 대해 중기 일정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런 기초가 없기 때문에 공약은 공염불이 되고, 국민에게는 거짓 약속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부겸 장관은 "당장 국가와 지방을 나눠 채용계획을 짜고 있다. 올해 추경에서 통과한 (공무원) 증원 인원은 1만여명으로 내년부터 근무하게 된다"며 "2018년에도 3만5000명 정도를 늘릴 계획이다. 향후 5년간의 세부적 이행계획은 기획재정부와 논의를 통해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은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의 개략적 추계가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재원 부담을 안고 강행하겠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지난해 공무원연금 지출액이 14조2000억여원이었다. 이 가운데 공무원이 4조6000억원, 정부가 7조6000억원을 냈다. 여기서 정부가 모자란 2조원가량을 더 부담했다"고 말했다.
앞서 예산처는 17만4000명의 공무원을 추가로 뽑을 때 연금으로 1인당 5억4000만원, 본인 부담금을 포함하면 94조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정부담이 고스란히 후세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게 강석호 의원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공무원 수 부족을 체감하는 국민들이 사실상 미미하다고 봤다.
같은 당의 박성중 의원(서울 서초구을)은 공무원 조직의 효율적인 조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의원은 "정부의 계획성 없는 공무원 늘리기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 지방재정상 심각한 부담 등 비효율을 양산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면서 행정구역 개편도 함께 고민할 것을 전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은 청년들이 공무원시험에만 매달리는 현 사회 분위기를 정부가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작년 공무원시험 응시자가 30만5000여명에 이르렀지만 합격자는 1.8% 수준에 불과했다. 합격자한테는 로또지만, 안되면 '공시낭인'으로 찍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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