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사법부 블랙리스트' 4당이 사방서 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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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성동규 정상훈 기자
입력 2017-10-1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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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은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사법부의 낡고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보완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청사에서 열린 국감 인사말을 통해 "이번 국정감사는 제가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후에 열린 첫 감사로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좋은 재판을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사법부가 쌓아온 성과들은 계승해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혁신해 나가야 할 때"라며 "국정감사가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의 사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데에 저와 사법부 구성원들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사법부의 새로운 변화에 법사위원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간곡히 청했다.

특히 이번 대법원 국감에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올해 초 불거진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과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법원 전산망 해킹 의혹'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의 판사 동향을 파악·관리했다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위원들의 날카로운 질의와 지적이 나왔다. 앞서 이 의혹을 조사한 대법원 진상조사위원회는 해당 컴퓨터는 조사하지 않고 블랙리스트 존재가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의혹을 풀기 위해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받는 첫 국감인 만큼,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간사 협의를 거쳐 현장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진행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법사위 간사인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법원에 대한 현장검증을 하자는 것은 당황스럽다"며 "그렇지 않아도 정치화 현상이 심한데 갑자기 대법원에 와서 현장조사를 한다면 사법권 침해 우려가 있다. 협의는 해보겠지만, 쉽사리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위원회가 현장검증을 진행하기 위해선 위원들의 의결이 필요하다"며 "4당 간사들과 협의를 진행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법원행정처장은 "컴퓨터 추가 조사 부분은 대법원장이 여러 법관회의, 진상조사위, 대법관 의견 등을 두루 들어서 다시 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2014년 민간인 해커들로 해킹조직을 구성해 법원 등 공공기관 전산망에 침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군 사이버사 법원 해킹 시도가 사실이라면 중대범죄로서 부정한 행위"라며 "2011년 이후 법원 전산망에 대한 해킹 시도 및 성공 여부, 해커 추적 현황에 대해 파악한 뒤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온갖 나쁜 짓을 자행한 'MB 박근혜 정부' 국정원이 사이버사의 불법을 잡아낸 것"이라며 "소도둑이 돼지도둑을 잡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이어 "사이버사는 북에서 심어놓은 악성코드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 등의 내부망을 살핀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사법부 동향 파악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기사만 보더라도 범죄를 구성하기 충분하다. 경천동지할 일"이라며 대법원의 입장을 물었다. 앞서 한 언론은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의 댓글 공작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4년 국군 사이버사가 법원 등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법부 내 정보기술 전문가로 알려진 강민구 법원도서관장은 "우리 전산망은 내부망으로 독립돼 있어서 외부 해킹이 성공한다는 건 있을 수 없고,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김소영 법원행정처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조사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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