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는 13일 아주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문화(체질) 개선을 통해 직원들의 일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성과도 향상시킬 것"이라며 "이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야근을 당연시하고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문화를 바꾸겠다는 각오다. 또 가끔씩은 '고객 우선'을 외치면서도 은행이 먼저인 의사결정을 내릴 때가 있는데 이 또한 바로잡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점포와 인력이 줄고, 디지털뱅킹이 활성화되는 추세에 보다 스마트하게 일을 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허 내정자는 "실질적으로 은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 현장에서 에너지, 시간만 소모하는 일들이 더러 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정리해서 직원들의 삶에 대한 행복감을 증진시키겠다"고 전했다.
그동안 경영기획그룹대표(CFO), 영업그룹대표(부행장) 등을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은행 현안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국내 영업을 주로 담당했던 만큼 해외시장이나 기업투자금융(CIB) 등 다른 비즈니스 분야는 더 공부하겠다"며 "KB국민은행의 호실적과 지주사의 주가 상승이 꺾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 내정자는 오는 16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KB국민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우선 노조와의 신뢰 회복이 빠르게 요구되는 바다.
그는 "12일 점심시간 직전에 노조위원장과 만나 20~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년 동안의 임기 중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때부터 공유해 온 목표(2020년 아시아에서 존재감 있는 금융그룹이 되자)를 이루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적인 공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그룹 내 가장 맏형인 KB국민은행이 앞장서서 역할을 수행해야만 가능하다고 본다"며 "그에 걸맞는 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의 전당포식 영업행태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선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점차 고쳐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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