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지적·측량 등 민간시장에 대한 침해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6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LX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소기업자간 경쟁 제품에 해당하는 사업은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 지난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지차체 및 정부부처와의 수의계약으로만 49건(약 48억4200만원)이나 되는 지적측량 사업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칙적으로 LX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소기업자간 경쟁 제품에 해당하는 사업은 할 수 없다.
하지만 LX는 '국가공간정보기본법 14조'에 '그 밖에 공사의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정관으로 정하는 사업'을 들어 '정관 37조 사업의 2에 라'에 '그 밖에 국가공간정보체계 구출 및 활용과 관련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이라는 조항을 넣어 사업을 실시했다.
공사가 수의계약을 통해 민간 시장으로 나와야 할 사업들까지 독식한 셈이다.
특히 지난 2014년 4월 '국가공간정보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하면서 국회는 LX에 대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및 측량업자 업무범위에 공사의 참여를 제한하는 등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고, 국토교통부도 이에 대해 민간을 지원하는 공적기능을 담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와 달리 국토부와 LX는 민간시장 진입을 위해 계속 물밑 작업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정부입법으로 '국가공간정보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7월 발의했는데, 개정안 중 "공간정보 관련 기관, 또는 법인에 공간정보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의 관리와 공간정보데이터베이스의 운영을 위탁할 수 있다(제28조)"고 명시하고 있다.
박완수 의원실이 LX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LX는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한영회계법인과 공간정보산업발전을 위한 제도개편 전략 수립 컨설팅 용역을 진행했다.
이 컨설팅 중 작성된 지난 7월 17일 회의록에 따르면 "법 28조에 대해, 국가는 공사에 위탁을 하고 싶어 한다. 위탁 가능하게 하려면 근거를 설립하게 해야 한다"며 오히려 관련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를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완수 의원은 "공적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공기관인 LX가 국회의 의견까지도 무시하면서 민간 일자리를 빼앗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토부와 LX는 민간 영역 침해를 하지 않도록 하고, 민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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