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파는 당내 공식 논의를 시도하려 했으나 일단은 국정감사 이후로 이를 미뤘다. 그러나 자강파 역시 국민의당과 연대를 고민하는 등 의견 조율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바른정당 국정감사대책회의 직후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보수대통합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한 논의를 다음으로 미뤘다고 밝혔다. 안건에 대한 사전통보와 숙의를 거치지 못했다는 점, 한국당 내 '통추위' 성격 정립이 불명확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통합파는 당장 다음달 13일에 열릴 바른정당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 전에 합의를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은 건드릴 수밖에 없는 뇌관이다.
진 최고위원이 먼저 "유감스럽게도 언론이나 국민의 관심이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국감을 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바른정당이 언제 깨질 것인가, 11월 13일 전대가 예정대로 치러질 것인가, 후보 등록 전에 몇 사람이 나갈 것인가에만 있는 이 상황이 저로서는 기가 막히고 국민들께 부끄럽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한달 전 비상대책위원회(구성)를 무산시키며 11월 초 전대를 주도한 그 분들이 합당파라는 이름으로 한국당과의 합당 논의를 진전하는 것도 정말 유감"이라며 "그분들은 11월 조기 전대를 하기로 한 대국민 약속에 대해 지킬 것이 없어 보이는 것에 대해 사과를 한 뒤에 통합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는 "지금 국감대책회의를 하고 있는데 뭐하는 거냐"면서 "제가 지금껏 참아왔는데 11월 조기 전대 누가 주장했다는 것이냐, 제가 1월 중순에 하자고 했는데 당겨서 하자고 한 게 누구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진 최고위원은 "껍데기만 통합이지 내용상 득 될 것이 없는 통합 논의를 왜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진정한 보수 통합을 원하면 지금 논의 테이블을 만들기 전에 강력한 한국당의 혁신을 밖에서 촉구하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일각에서는 '당 대 당 통합'을 위한 자강파 설득에 실패할 경우, 통합파에서 일부가 탈당을 택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통합파로 통추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는 어떤 시기에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란 결정을 내린 것이 없다"면서 "다만 통합의 논의를 좀 더 진지하게 당 대 당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강파와 통합파의 의견 조율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명의 의원만 이탈해도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잃는 바른정당이지만, 자강파 일각에서는 오히려 국민의당과 '공동원내교섭단체' 구성을 고민하는 등 중도세력 연대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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