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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허인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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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7-10-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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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KB 사태' 이후 3년 만에 부활한 KB국민은행장에 허인 내정자(사진)가 최종 선임되면서 윤종규호(號) 2기가 본격 도래했다. 내부에서는 보다 유연한 문화가 정착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허인 신임 행장 앞에는 신한은행 등 타행과의 경쟁 및 노조와의 관계 회복, 내부 문화(체질) 개선 등의 과제가 주어졌다.

1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는 이날 오후 여의도 본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허인 내정자를 신임 KB국민은행장으로 선임했다. 허인 행장의 임기는 다음 달 21일부터 2년 간이다.

그는 KB국민은행에서 최근까지 경영기획그룹대표(CFO), 영업그룹대표(부행장) 등을 역임했고 이 과정에서 은행 현안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행추위는 "허 내정자는 여신, 재무, 전략, 영업 등 은행 내 주요 직무를 두루 거친 다양한 경험과 함께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당시 전산통합추진 업무를 지휘했던 IT 식견까지 겸비했다는 점에서 이미 준비된 은행장 후보였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 내부에서 허 행장은 '인사 잘 받아주는 소탈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허 행장에 대해 "키가 커서 성큼성큼 걷는게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항상 웃는 인상에 인사를 잘 받아줘서 좋다"며 "출근길에 청소하시는 분들에게도 빠짐 없이 인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때부터 공유해 온 목표(2020년 아시아에서 존재감 있는 금융그룹이 되자)를 이루는 데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스마트 워크'를 강조하며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인사와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961년생의 젊은 행장이 가져올 세대 교체에 이목이 집중된다.

그는 최근 통화에서 "야근을 당연시하고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문화를 바꾸겠다"며 "은행이 먼저인 의사결정을 바로잡아 '고객 우선'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동시에 허 행장은 노조와의 관계 회복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 12일 점심시간 전에 노조위원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신뢰 쌓기에 물꼬를 텄다. 앞으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은행권 내에서 허 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윤종규 회장이 겸직 체제로 이끌어온 KB국민은행이 올해 노력의 결실을 맺으며, 우수한 실적을 거둔 것은 물론 지주 차원의 주가 상승에도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 행장은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KB국민은행을 성장시켜야 한다. 현재 신한은행과 업계 1·2위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허 행장은 "영업 뿐만 아니라 은행의 다양한 업무들을 공부하고 숙지해 지금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허 행장은 다음 달 임기 시작과 함께 KB금융지주 임시 주총에서 비상임이사로 추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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