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로 개편되는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여성이 진입하는 '파격'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25인으로 구성되는 중앙정치국 위원(이하 정치국원)의 여성 수도 기존의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거나 아예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명보 등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집권 1기인 18기 정치국원 중 여성은 류옌둥(劉延東·72) 부총리와 쑨춘란(孫春蘭·67) 중앙통전부장 2명이었다. 그동안 여성 정치국원을 한 명으로 제한해왔던 것에서 늘어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19차 당대회에서 류 부총리가 연령 제한으로 확실히 물러나고, 쑨춘란 부장의 유임 역시 불확실한 가운데 여성 정치국원 수가 한명으로 줄거나 아예 없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홍콩 시사평론가 류루이사오(劉銳紹)는 "최근 각종 정치규율이 잇달아 깨지고 있는 가운데 류옌둥이 빠진 정치국원 자리에 여성을 채워넣어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킬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또 그는 여성 중앙위원 중에서도 류옌둥에 상당하는 자질을 갖춘 인물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통신은 리청(李成)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에서 고위직으로 올라갈 여성간부 풀이 한정적이어서 19기 정치국원에 여성이 추가로 진입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여성 지도자의 확대 측면에서 중국은 세계적 추세에서 낙후돼 있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현 여성 중앙위원으로는 리빈(李斌·63)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주임, 선웨웨(沈躍躍·60)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전국부녀연합 주석, 수샤오친(舒曉琴·61) 국무원 부비서장 겸 국가신방(信訪)국 국장, 셴후이(咸輝·59) 닝샤(寧夏)회족자치구 부서기 등이 있다. 물론 이들 중 누군가 19차 당 대회 때 정치국원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국 지도자 마오쩌둥은 과거 "여성이 하늘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다"며 남녀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지금까지 선출된 상무위원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을 정도로 정치권력의 ‘유리천장’이 존재해 온 게 사실이다.
중국 역대 여성 정치국원은 류옌둥, 쑨춘란 외에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 린뱌오(林彪)의 부인 예췬(葉群), 저우언라이(周恩來)의 부인 덩잉차오(鄧穎超), 우이(吳儀) 전 부총리 등 모두 6명에 불과하다.
부장(장관) 이상의 고위직 인사가 될 자격을 갖춘 중앙위원(후보 포함)에서도 역시 여성의 진출은 제한적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8기 중앙위원 205명과 후보중앙위원 171명 가운데 여성은 33명으로 그 비중이 8.8%에 불과하다. 그중 중앙위원 205명 중 여성은 10명(4.9%)이고 후보위원 171명 중 여성이 23명(13%)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직위가 높아질수록 그 비중은 줄어든다. 게다가 앞서 18기 7중전회에서 중앙위원이었던 우아이잉(吳愛英) 전 사법부장과 뤼시원(呂錫文) 전 베이징시 부서기에 대한 당적 박탈 처분이 확정됨에 따라 여성 중앙위원 수는 다시 2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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