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도로공사와 교통안전공단을 대상으로 17일 실시된 국정감사에서는 국회의원들의 교통안전 분야와 관련된 문제 지적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운전사고 발생건수가 최근 5년간 60% 이상 급증하는 등 해마다 가파르게 뛰고 있지만, 정부의 노인 운전사고 예방책 마련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운전자 연령별 교통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운전사고는 2012년 1만5190건에서 2016년 2만4429건으로 5년 사이 60.82% 증가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3792명, 부상자는 14만6671명에 달했다.
이처럼 노령층 운전사고가 급증하면서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수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7%에서 2016년 11%로 4%포인트 뛰었다. 사망자는 13%에서 18%, 부상자는 7%에서 11%로 각각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65세 이상 운전면허 보유자수 비율이 최근 5년간 매년 0.6%포인트가량씩 증가하는 상황에서 늘어난 노령층 운전자만큼 교통사고도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교통사고 발생현황으로 볼때 운전면허 소지자가 전체적으로 노령화되는 경향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교통안전공단의 노령층 운전사고 해결을 위한 연구 또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은 미흡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통안전공단이 노령층 운전자 교통사고 안전대책과 관련해 진행한 연구용역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제대로 된 연구용역조차 없는 상황에서 현재 교통안전공단이 진행하는 노령 운전자 교통사고 안전사업에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 현실에도 불구하고 노인 운전사고 예방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부족하다. 정부의 교통사고 대책에 대한 관심이 노년층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도 우리나라 도로안전 위험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라면서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OECD가 지난 10일 발표한 ‘2017년 OECD 도로안전 연간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도로 주행거리 10억km당 사망자수 15.5명을 기록해 22개 국가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체코(2위·14.4명)와 뉴질랜드(3위·7.4명), 벨기에(4위·7.3명) 등과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도로 10억km당 사망자수가 가장 낮은 국가인 노르웨이는 2.6명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9.1명)와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1.9명)가 OECD 평균보다 각각 1.6배, 1.7배가량 높아 대부분의 도로안전 위험도 지표에서 OECD 최상위권 수준을 기록했다.
최 의원은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112만건으로 2만4159명이 사망한 가운데 고속도로 사고건수가 2012년 3550건에서 2016년 4347건으로 약 1.2배 증가했다”며 “이와 관련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