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22회 BIFF 갈라 초청작 '마더!', 퍼즐이 완성되었을 때 몰아치는 카타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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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10-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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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BIFF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인 영화 '마더!"[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마더(제니퍼 로렌스)는 화재로 엉망이 된 집을 복구 중이다. 계단이며 벽, 찬장, 싱크대까지 어느 하나 그녀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게 없다. 시인인 남편(하비에르 바르뎀)은 새로운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그녀는 그에게 ‘영감’을 주고자 한다.

어느 날 평화로운 날을 보내던 두 사람 앞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다. 낯선 이의 방문이 탐탁지 않은 그녀와는 달리 남편은 손님들에게 깊은 호감을 느낀다. 손님들의 무례한 행동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그녀는 손님의 가방 속에서 남편의 사진을 발견한다. 깊은 의심과 불안을 느끼는 그녀. 그러나 남편은 손님들의 방문이 즐겁기만 하다.

그녀와 손님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흐르는 가운데 또 다른 손님들이 집을 찾아오고 집안에서는 거듭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영화 ‘마더!’(수입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영화 ‘레퀴엠’, ‘블랙스완’ 등으로 국내에도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신작이자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이다.

영화는 심리 스릴러라는 뚜렷한 장르로 영화 전반에 걸쳐 긴장감·스산함을 유지한다. 여기에 철저한 감독 예술로서 인물 구조·배치까지 철저한 계산에 맞춰 은유와 영화적 알레고리(다른 사물에 의해서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를 심어놓았다.

이는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으로도 연결된다. 낯선 이가 집안으로 침입한다는 장르로 보고 느끼는 그대로를 즐겨도 좋지만 알레고리적으로 상황·대상을 하나씩 해석하고 찾아 나가는 재미 또한 상당하다. 특히 감독이 곳곳에 심어놓은 은유와 상징의 퍼즐을 맞추고 그것이 완성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다채로운 해석은 관객의 몫이지만 가장 굵직하게 드러나는 것은 성경 모티브와 대자연의 알레고리다.

먼저 성경을 모티브로 지구의 시작과 끝, 아담과 이브의 등장, 인류 첫 살인인 카인과 아벨 등 성경 창세기를 담아낸 인물 구조·상징·관계성은 폭넓은 해석으로 보다 큰 재미를 선물한다. “성경의 세상을 창조한 지 6일째 되는 날을 참고하면 영화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말을 참고한다면 혼란한 해석의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자연에 대한 해석은 “집은 세계의 축소판”이라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말처럼 마더를 대자연에 이입, 그의 시점에서 바라본 인간 군상 또는 관계를 지켜보는 것이다. 인간들에게 많은 것을 베푼 자연 즉 어머니가 인간들에게 모든 것을 잃고 스러져버리는 과정과 대자연이 보살피는 인간을 남편과 방문객으로 표현해낸 것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폭발적이다. 영화의 중심축인 마더 역의 제니퍼 로렌스는 혼란 그 자체를 연기하며, 남편 역을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해석과 더불어 심리적인 압박을 가한다. 에드 해리스와 미셸 파이퍼의 연기 또한 인상 깊으며 그들로 하여금 팽팽해지는 긴장감은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비춘다. 오는 19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21분 관람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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