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범 기자의 부동산 따라잡기]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스프롤 현상'…"계획 초기부터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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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7-10-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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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awl(스프롤)'이라는 영어 단어를 아시나요? 사전을 살펴보면 '큰 대(大)자로 눕다', '제멋대로 퍼져 나가다' 등 약간은 부정적인 뜻이 담겨 있는 단어입니다.

무엇보다 도시계획에 있어 스프롤은 현상이라는 단어와 맞물려 한층 나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스프롤 현상'이란 도시가 급격한 발전을 겪으면서 주변으로 불규칙하면서도 무질서하게 확대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도시가 교외지역으로 무분별하게 확장되는 것이죠.

스프롤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정부의 도시계획이나 정비사업이 도시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도시가 과밀화되고 기능이 분화될 경우, 지가도 이에 비례해 비싸지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거·상업·공업지역 등이 외곽으로 확장을 하며 밀려나게 되는데, 이때 정부의 적절한 도시계획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난개발은 더욱 가속화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70년대가 가장 스프롤 현상이 심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정부의 경제 고도화로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대도시 곳곳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주변지역에 주택, 공장 등이 무질서하게 난립하기 시작했죠.

이로 인해 지역이 불균형하게 성장하는 것은 물론 녹지 공간이 훼손되고 통근 거리 증가에 따른 교통량도 폭주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대기오염 및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등 총체적 도시문제가 불거지게 됐죠.

정부도 이 같은 스프롤 현상의 심각성에 대해서 인식하게 됩니다. 강남 개발, 지하철 사업,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지정 등은 모두 스프롤 현상에 대비하기 위한 방법들이었습니다.

물론 현재까지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스프롤 현상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도시를 계획함에 있어 과밀개발을 지양하고 적절한 인구 분산, 산업구조 재배치를 끊임없이 고민해야만 스프롤 현상이 방지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무리 없이 해결하기에 그리 간단치 않은 요건들이기도 합니다.

사실 스프롤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닙니다. 미국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LA), 일본 사이타마, 홍콩, 인도 뭄바이 등 세계 대도시도 심각한 스프롤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은 도시 면적이 넓고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선호하는 생활 패턴이 정착해 스프롤 현상이 발생한 것인 만큼 우리 실정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천루가 많은 홍콩 같은 경우 분명 우리와 닮은 점이 많죠.

스프롤 현상은 대도시 발전 과정에서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정부가 국내 과거 사례 및 해외 대도시 문제를 거울삼아 앞으로도 보다 계획적인 도시개발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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