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캐피탈 아성 … 오토론 시장 빼앗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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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기자
입력 2017-10-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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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의 전유물이었던 자동차 할부(오토론)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카드사와 은행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캐피탈사들이 위기를 느끼고 있다.

특히 카드사와 은행들은 낮은 조달금리를 통해 고객에게 낮은 금리와 캐시백 등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고, 자동차 금융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업사원 및 에이전트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제공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 8곳 가운데 신한, 삼성, KB국민, 우리, 롯데카드 5곳의 할부금융자산은 2014년 1조8287억원에서 2015년 2조1987억원, 2016년 3조6106억원으로 최근 3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 상반기 할부금융 취급액도 2조원을 넘어선 만큼 이 성장세라면 연말까지 4조원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카드는 2014년 2192억원이었던 할부금융 자산이 지난해 1조109억원으로 3년 만에 361.18% 이상 급증했다. 신한카드의 할부금융자산도 2014년 1조6083억원에서 2016년 2조1745억원으로 35.20% 늘었고, 롯데카드 역시 11억1700만원에서 206억4100만원으로 1772.73% 늘었다.

2015년 할부금융업을 시작한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2년 만에 할부금융 자산이 폭풍 성장했다. KB국민카드는 2015년 3억7100만원에서 지난해 1921억2900만원으로 630배나 커졌고, 우리카드는 36억4300만원에서 2124억3000만원으로 58배 증가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자동차 할부 취급액은 총 2조6993억원에 달한다. 이 중 신한은행이 1조7000억원을 기록,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나머지 4대 시중은행들의 취급액은 총 9993억원이었다.

2015년만 해도 8000억원에 불과했던 이들 은행의 자동차 할부 취급액은 지난해와 올해 꾸준히 늘어나면서 2년도 안돼 2배 이상 커졌다.

이에 반해 기존에 주도권을 잡고 있던 캐피탈사는 오히려 주춤한 상태다. 아직까지는 높은 취급액을 기록하고 있지만, 카드사와 은행의 폭풍적인 성장세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할부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지난 상반기 3조200억원을 기록했고, 2위인 KB캐피탈은 2조1400억원을 올렸다. 이외에 JB우리캐피탈. 하나캐피탈, BNK캐피탈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의 자동차 할부 취급 실적으로 소폭 증가하거나 다소 감소하는 등 전년대비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1금융권은 캐피탈에 비해 절대적으로 낮은 조달금리가, 카드사는 제조사로부터 얻게되는 가맹점수수료가 경쟁 무기"라며 "정부 압박으로 수익이 떨어진 은행과 카드사들이 새먹거리를 찾기 위해 자동차할부 시장에 더욱 공격적으로 뛰어든다면, 캐피탈사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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