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 도전" 비판…양비론…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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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17-10-1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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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열린 재판에서 구속 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법원의 구속 연장 결정을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17일 여야는 이같은 박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발언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국민의당·정의당은 “사법질서를 부정하는 주장”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보수 야당인 바른정당은 박 전 대통령의 발언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정부·여당에도 책임이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자유한국당은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주장은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과 동떨어져 있다”며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정당한 사법절차를 부인하는 것은 국가의 근간인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고,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회의에서 “적폐 청산을 두고 정치보복이라 규정한 한국당과 궤를 같이하는 망발”이라며 “적반하장과 후안무치의 불순함이 이보다 더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재판 거부로 피해자 코스프레하며 자신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끌어모으겠다는 도박에 나선 것”이라며 “망상병에 걸려도 중증이라 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바른정당은 박 전 대통령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청와대의 책임을 거론해 야당의 면모를 드러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언동이나 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고 중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영장 재발부 직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생방송으로 ‘세월호 30분’ 문제와 관련해 호들갑에 가까운 언행을 한 것은 참으로 적절하지 못했다”며 “그런 것들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데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여당의 책임 있는 사람들도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나, 미리 재판을 규정하려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 문제의 결론은 재판부가 판결을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당에서는 홍준표 대표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도자의 가장 큰 잘못은 무능”이라며 “지울 것은 지우고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 다만 정치보복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이라며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출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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