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7일 실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도 국민 신뢰도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자질 논란에 휩싸인 류영진 식약처장을 향한 사퇴 요구는 여전히 나왔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불찰’, ‘미흡’ 등을 언급하며 수용적 태도를 보였다.
류 처장을 향해 겨눠진 칼날은 국감 시작 전부터 시작됐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민 신뢰를 잃은 류영진 식약처장을 앞에 놓고 국감을 진행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스럽다”며 류 처장 퇴장을 요구했다.
류 처장은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국내에선 문제 계란이 없다고 발표했다가 발견됐다고 번복했고, 국회 업무보고에서 유감 표명 없이 자료만 발표하는 등 수장 자질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감이 시작된 후에도 야당 공세는 이어졌다. 강석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식약처장이라면 신뢰성·책임감을 갖추고 국민 믿음이 있어야 국정과제를 추진할 수 있다”며 “현 처장은 반박하고 말바꾸고 하면서 국민 신뢰를 못 받고 있다. 국민을 위해 사퇴 용의가 없냐”고 따져 물었다.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도 “취임 초기부터 많은 문제가 있었는데, 준비된 분만이 고위직에 가야한다”며 “그 자리를 지키는 게 타당한지 의문스럽다”고 날을 세웠고,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신 정부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처장은 의지가 확고하고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현 처장은) 한심한 행태마저 보이면서 국민 신뢰를 못 받고 있다.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여당마저도 식약처 국민 회복을 위해 처장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여당 의원 노릇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힌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식약처장 자리는 정직성·투명성이 중요하다”며 “거짓을 덮으려고 하면 더 큰 거짓을 낳는다. 국민 신뢰를 일은 정부는 정책을 추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도 그렇다’는 식의 해명은 옳지 않다. 단호하게 정리해나가야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 소통과 세계 수준에 맞는 관리기준 강화가 처장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덧붙였다.
류 처장은 잇따른 지적에 개선 의지를 보였다. 류 처장은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부분 반성하고 있다”면서 “국민 소통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위기관리 체계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생리대 위해성 논란 사태 방지 △대기업 압축공기 필터 관리 기준 확립 △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 관리 △불량식품 관리예산 낭비 △주사기·수액 내 벌레 이물질 관리체계 개선 △달걀 내 살충제 등 유해성분 관리체계 강화 △한방제품 ‘산삼약침’ 예비조제 단속 등이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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