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도 락까 함락되고 필리핀 마라위도 해방..IS 몰락에도 남은 과제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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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7-10-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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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2일 시리아 락까에서 IS와 전투를 앞두고 사기를 북돋기 위해 시리아민주군(SDF)이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추는 모습. [사진=AP연합]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몰락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6월 IS가 경제 중심지 이라크 모술에서 퇴각한 데 이어 17일(현지시간)에는 수도로 통하던 시리아 락까마저 함락됐다.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도 IS 추종반군에 대한 토벌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민다나오 마라위가 "해방됐다"면서 작전 종료가 가까워졌음을 알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지원하는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본격적인 작전 4개월 만에 락까를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탈랄 실로 SDF 대변인은 “락까 내 군사작전이 완전히 종료됐다”면서 “우리는 잠자고 있는 잔당과 지뢰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락까가 IS 손아귀로 들어간지 3년 9개월 만에 마침내 해방을 알린 것이다.
 

[그래픽=연합뉴스]


락까가 가진 의미는 상당하다. 락까는 2014년 IS가 가장 먼저 장악한 주요 도시로서 민간인과 서방 인질 참수 등 존재감 과시를 위해 극악무도한 행위들을 자행한 곳이다. 이곳에서 IS는 어린이들을 극단주의 사상으로 세뇌시키고 사람을 사살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또한 2015년 100여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 테러를 계획하고 대원들을 훈련시키기도 했다. IS 대원들은 이곳에서 폭발물 제조 등의 훈련을 받고 유럽 등으로 건너가 테러를 저질렀다.

이제 IS는 중동에서 마지막까지 움켜쥐고 있던 락까에서 패퇴하면서 수치스러운 몰락을 눈 앞에 두게 됐다. 2014년 세력이 정점에 달하던 당시 IS는 현지의 정치 혼란을 이용하여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상당한 지역을 점령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이 지원하는 연합군의 IS 격퇴전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IS의 세력은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 6월에는 이라크 2대 도시 모술에서도 패퇴했다. 

중동에서 밀린 IS는 다른 거점을 모색하면서 나이지니아, 필리핀 등을 노렸다. 올해 5월에는 필리핀에서 IS 추종단체 아부사야프와 마우테가 민다나오 마라위 시를 점령했다. 필리핀 정부는 즉각 계엄령을 내리고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실시했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약 5개월 만인 지난 17일 마라위의 해방을 선포했다. 무장단체 두 곳의 수괴가 교전 중 사살됐다는 소식이 나온지 하루 만이었다. 두테르테는 마라위 인근 군부대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곳에서 마라위시가 테러 세력으로부터 해방됐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필리핀군 측은 아직 남은 세력이 민간인을 인질로 잡고 저항하고 있는 만큼 완전한 해방을 선언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한편 IS 몰락 속에서 남은 과제도 산더미다. IS의 주요 거점이 붕괴되긴 했지만 여전히 극단주의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국경을 넘어 전력을 충원하고 사상을 퍼뜨리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극단주의자들이 정체를 드러낼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여전히 중동과 아프리카의 정세가 불안한 만큼 남은 IS 세력들이 안보가 허술한 도시 점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WSJ는 리비아가 최근 위험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 재건도 과제다. 필리핀 매체 GMA에 따르면 IS 추종반군 토벌작전 중 사망한 민간인은 47명이며 36만명이 마라위를 떠나 난민으로 전락했다. 잇따른 공습으로 도시는 폐허가 됐다. GMA는 당국을 인용하여 마라위 재건에 필요한 비용이 1000억~1500억 페소(약 2조~3조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락까의 상황은 더 나쁘다. 시리아 인권단체는 락까 탈환 전 4개월 동안에만 민간인 900명 이상 사망했고 30만명에 가까운 난민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570여 차례의 공습 속에서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유물들을 비롯하여 건물과 인프라도 완전히 파괴됐다. CNN은 락까 재건에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안정적인 정부가 부재한 상황에서 재건비용을 모으고 도시를 다시 세우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SDF는 민정통치가 보장되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중동의 복잡한 지정학적 갈등 요인으로 락까 통치를 둘러싼 잡음, 심지어 또 다른 충돌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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