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새로운 의장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다. 후보 다수가 '매파' 성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증시와 기준금리 인상 속도 등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의 면담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기 연준 의장 후보 5인을 선정했으며 '되도록 빠른 시일 안에'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후보로 거론된 인사들은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옐런 의장은 2연임에 도전한다. 현 임기는 내년 2월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옐런 의장을 시작으로 후보 5명과의 개별 면접에 들어간다.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에 맞춰 11월 3일 이전에 차기 연준 의장의 임명이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 대부분이 매파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미국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CNBC,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와 케빈 워시 전 이사 등은 금융 규제 완화를 선호하는 전형적인 매파로 분류되고 있다.
누가 되든 보유 자산 축소 계획을 압박하고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등 연준의 긴축 속도가 지금보다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 성향이 반영된다면 위험자산에 속하는 증시가 조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기업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상승해 각각 2만2997.44와 2559.36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0.35포인트(0.01%) 떨어진 6623.66에 마감됐다.
옐런 의장을 재지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옐런 의장이 임기를 채운다고 해도 트럼프 정부와 사사건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통화정책과 관련, 정부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탓이다. 주요 의제가 나올 때마다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CNBC에 따르면 투자은행 제퍼리즈의 워드 매카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후보 가운데 파월이 현 경제 정책에 가장 부합하는 후보"라면서도 "결정을 내리는 주체가 누구인지 감안해야 한다"며 최종 임명권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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