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가 임원 숫자를 두 배 가까이 늘렸다. 그동안 임원에 포함되지 않았던 주요 업무집행책임자를 대거 임원으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10개 종합 손해보험사의 임원 수는 363명으로 지난해 말 310명 대비 53명(17.1%) 늘었다.
MG손보와 현대해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손보사가 임원 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부화재의 임원 수는 32명에서 58명으로 26명(81.25%) 늘었다. 동부화재는 올해 상반기 임원을 가장 많이 늘린 손보사로 꼽혔으며 KB손보(11명 증가)가 그 뒤를 이었다.
동부화재는 지난해까지 정식 임원이 아니었던 이사대우 직급의 주요 업무집행책임자를 대부분 정식 임원으로 선임한 탓에 임원진 규모가 크게 늘었다. 실제 리스크관리팀장, 재무심사팀장 등이 올해 정식 임원으로 선임됐다.
동부화재 외에 다수의 금융사도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영향으로 주요 업무집행책임자를 임원으로 선임했다. 법률에서 업무집행책임자를 임원으로 선임하라는 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법안 도입 취지를 감안했을 때 임원이 업무집행책임자를 맡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동부화재의 임원이 대거 늘었지만 최고위 임원은 변동이 없었다. 부사장직은 8자리가 유지됐다. 다만 지난달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이 여비서 성추행 혐의 피소로 사퇴를 단행해 하반기 최고위 임원진에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다.
사퇴 사건을 감안하면 김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상무의 승진이 눈에 띈다. 김 상무는 2005년 동부화재(동부금융연구소)로 자리를 옮긴 후 올해 1월 상무로 승진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이사대우로 정식 임원이 아니었던 분들이 정식 임원이 되면서 임원진 규모가 커졌다"며 "새로운 인물이 영입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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