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이 장례용품을 구매가보다 10배 이상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4배 넘게 부풀려 받는 경우도 있었다. 이 병원은 국민 기부금과 성금으로 운영되는 대한적십자사 산하기관이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적십자병원 장례식장이 유가족에게 판매하는 장례용품 가격이 구매가의 10배 이상, 입관용품 중 멧베는 34배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장례용품 중 가장 기본인 관은 구매가보다 평균 5.3배, 수의는 6.7배 비쌌다. 멧베를 포함한 입관용품은 15.5배, 횡대는 3.7배 넘는 가격에 판매했다.
관 구매가와 실제 판매가격을 보면 애관이 9.9배(구매가 1만100원, 판매가 10만원)로 가장 비쌌다. 이어 오동나무 1.5치 2단관 6.3배(9만6000원, 60만원), 오동나무 1.0치 맞춤관 5.9배(6만4300원, 38만원), 향나무 1.5치 2단관 5.5배(27만4400원, 150만원), 오동나무 1.0치관 5.3배(3만7600원, 20만원), 향나무 1.5치관 5.3배(24만5000원, 130만원), 오동나무 0.6치 특관 5배(3만4000원, 17만원) 순이었다.
수의는 적십자 2호가 10.5배(23만8000원, 250만원)였으며 적십자 5호는 8.5배(10만6000원, 90만원), 적십자 3호 7.4배(20만2000원, 150만원), 적십자 10호 6.6배(7만1000원, 47만원), 적십자 9호 6.3배(8만6700원, 55만원), 적십자 4호 5.8배(17만3000원, 100만원), 적십자 11호 5배(7만원, 35만원), 적십자 12호는 3.4배(5만3000원, 18만원) 폭리를 취했다.
입관용품은 적십자 8호 멧베가 34.2배(1900원, 6만5000원)로 가장 비쌌고 적십자 7호 멧베는 34배(2200원, 7만5000원), 적십자 6호 멧베 29.3배(2900원, 8만5000원) 등이었다. 인견명정의 경우 13.7배(4000원, 5만5000원), 우단관보는 11.9배(4200원, 5만원)로 확인됐다.
횡대의 경우 향나무 1.5치 횡대는 4.5배(6만7000원, 30만원), 솔송나무 1.5치 횡대 4.2배(4만8000원, 20만원), 칠성판 3.2배(3100원, 1만원), 오동 1.5치 횡대는 2.9배(3만4000원, 10만원)였다.
기타 장례용품 중 고급차량리본은 22배(1800원, 4만원), 부의록은 6.9배(2900원, 1만2000원), 염보는 6.9배(1만1600원, 8만원) 비쌌다.
서울적십자병원은 장례식장 운영을 통해 2014년부터 2016년 사이에 72억원이 넘는 순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인재근 의원은 “적십자병원 핵심 가치인 ‘나눔과 배려’와 ‘정직과 신뢰’는 사라지고, 설립 취지와는 맞지 않게 상술만 남았다”면서 “지금이라도 ‘아픔이 있는 곳에 인류애를 실천하는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합리적인 운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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