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가운데 의료농단 핵심 인물로 지목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56)이 다시 한번 구설에 올랐다. 신규 간호사에게 30만원대 월급을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나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교육부·보건복지부가 제출한 ‘국립대병원 인원채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병원이 새로 뽑은 간호사에게 지급하는 일당이 1만5000원에 불과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신규 간호사를 정식 발령하기 이전 24일간 수습교육을 실시하는 데, 이 기간 지급한 수당은 총 36만원에 불과했다. 이를 8시간 근무 기준 시급으로 다시 계산하면 1800원 수준으로 최저임금 6470원에 훨씬 못 미친다.
이런 행태는 2012년부터 올해 9월까지 계속됐다. 부당한 처우를 받은 간호사는 1212명에 달했다. 김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2009년부터 간호사 수습교육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30만원대 월급을 받은 신규 간호사는 2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서울대병원 제외한 다른 국립대병원의 경우 간호사 대상 수습교육 과정이 없었으며, 교육 기간에 주는 급여도 정규직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병원 노동조합은 서창석 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원장 3명을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측은 “관련 법규를 숙지 못해 발생했던 일로, 이달 17일 최저임금을 반영해 소급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재발 방지 의사를 밝혔다.
서 원장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주치의 출신인 그는 이른바 ‘의료적폐’ 핵심 인물로 꼽힌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서 원장은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주치의를 맡아오다 같은 해 5월 서울대병원장에 선임됐다. 취임 2개월 뒤인 그해 7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최순실 단골병원 원장이던 김영재 원장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했다. 김 원장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였지만 성형시술을 위해 뽑혔다.
서 원장은 앞서 김 원장이 만든 의료기기 회사의 수술용 실 개발 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서울대병원이 이 실을 사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지난해 9월 숨진 고(故) 백남기씨의 허위 사망진단서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당시 서울대병원은 백씨 사인을 ‘병사’로 작성·발표했으나 9개월이 지난 올 6월 ’외인사’로 변경했다. 백씨 유족은 서 원장이 백씨 사망 전후로 관련 의료기록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1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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