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PGA’ CJ컵, 글로벌화 초석 다진 성공적 첫걸음

이재현(왼쪽) CJ그룹 회장이 CJ컵에서 우승한 저스틴 토마스(미국)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CJ그룹 제공]

국내 최초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이하 CJ컵)가 지난 22일 제주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골프클럽(파 72)을 접수한 ‘올해의 선수’ 저스틴 토마스(미국)의 초대 우승으로 나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CJ컵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PGA 투어 정규대회로 관심이 쏠렸다.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CJ그룹의 통 큰 투자로 총상금 925만 달러(약 105억원)의 A급 규모 대회가 탄생했다. CJ그룹은 이 대회 개최를 위해 약 200억원이 넘는 엄청난 자본을 투자했다. 또 성공적인 대회 운영을 위해 상금을 매년 25만 달러씩 증액해 올해부터 10년간 국내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글로벌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PGA 투어와 글로벌 기업의 도약을 꿈꾸는 CJ그룹이 손을 맞잡은 결과다. 흥행에 있어서는 성공적이다. CJ그룹 관계자는 “227개국 10억 가구에 방송된 이번 대회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 기간에 3만5000여명의 관객이 방문했다. 제주 대회 역대 최다 갤러리다.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눈앞에서 감상하고 다양한 한식 메뉴와 엑스포에 마련된 골프용품, 화장품 등 한국 브랜드를 체험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대회 기간 현장에 머물며 PGA 관계자들과 함께 대회를 직접 챙겼다. 특히 이 회장은 중계방송에 깜짝 등장해 CJ그룹의 비전과 CSV 활동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대회 메인 스폰서인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 부스는 대회 기간 동안 준비한 2만 그릇의 메뉴를 완판했고, 토종 골프브랜드 JDX는 준비한 모자 제품이 대회 첫날 완판되고 패딩 제품도 물량이 부족해 서울에서 제품을 공수해야 했다.

PGA 투어 사무국도 성황리에 종료된 CJ컵을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했다. 제이 모나한 PGA 커미셔너는 “한국에서 처음 열린 대회인데 매우 훌륭하게 진행됐다. 선수들이 제주도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돌아갔다”며 “앞으로 10년, 그 이상도 개최될 수 있는 대회의 첫 시작으로 한국 골프 산업의 발전과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초대 대회의 아쉬움도 남았다. 세계랭킹 4위의 토마스가 출전해 시즌 첫 우승까지 이뤘지만 조던 스피스·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슈퍼스타들이 불참했다. 또 토마스를 비롯해 일부 선수들은 카메라 촬영을 하는 갤러리 관전 문화를 지적하기도 했고, 일부 갤러리들은 보안요원들의 지나친 간섭과 억압적인 제재에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CJ컵은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 여자 골프 시장에 비해 위축된 한국 남자 골프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아마추어 이규민(17)을 비롯해 총 17명의 한국 선수들이 PGA 투어 출전 기회를 얻어 꿈의 무대를 경험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