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은 추 전 국장을 상대로 당시 우 전 수석에게 특정인의 동향 등을 파악해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는 '우 전 수석의 처가 부동산이 넥슨에 매각됐다'는 언론 보도 이후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감찰에 나선 때였다. 추 전 국장은 당시 이 전 감찰관을 비롯해 우리은행장 등의 동향을 우 전 수석에게 보고했으며, 이를 통상적인 업무로 이해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추 전 국장에 대해 민간인과 공무원을 사찰하는 등의 직권 남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추 전 국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국익전략실 팀장으로 재직하며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는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고, 정부비판 성향 연예인들의 방송 하차와 그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국정원이 추 전 국장이 2014년 8월 부임한 후 작성한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첩보가 170건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추 전 국장은 박 전 대통령 시절까지 각종 친정권 공작의 '행동대장'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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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전 수석은 추 전 국장에게 뒷조사를 지시하고, 동향을 담은 내용을 서면을 통해 전달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이른바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 운영에 대해서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이 올해 초까지 활동할 당시 수사 기간의 한계로 국정원의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으며, 우 전 수석의 구체적인 혐의를 포착하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추 전 국장을 다시 불러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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