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휘가 뽑은 별별 명장면] '부라더' 파란 돼지, '애드리브'로 만들어간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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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7-10-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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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라더'의 이동휘[사진=플래닛 제공]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68번째 주인공은 영화 ‘부라더’(감독 정유정·제작 ㈜홍필름 ㈜수필름·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의 주연 배우 이동휘다.

영화는 뼈대 있는 가문의 진상 형제 석봉(마동석 분)과 주봉(이동휘 분)이 묘한 여인 오로라(이하늬 분)를 만나 100년간 봉인된 비밀을 밝히는 내용을 담은 작품. 장유정 감독이 직접 집필하고 연출까지 맡았던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원작으로 한다.

“제가 좋아하는 장면은 마동석 형님과 함께 만들어간 장면들이에요. 대개 애드리브였는데 ‘꼭 애드리브로 표현해야지’했던 건 아니었고 그냥 주봉의 입장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말했던 거였어요. 이를 테면 바닥에서 잠든 석봉을 보면서 ‘땅에 머리가 안 닿는다’고 지적한다거나, 파란 체육복을 입은 형님에게 파란 돼지라고 한다거나…. 그 장면이 그렇게 재밌게 나올 거라고 생각 못했거든요. 정말 처음 보는 광경이라서 말한 건데 보는 분들도 좋아해주시더라고요. 모든 영광은 마동석 형님께 돌립니다. 하하하.”

이동휘가 언급한 장면은 사이가 나쁜 형제 석봉과 주봉이 티격태격하는 신. 갑작스레 돌아가신 아버지의 상을 치르기 위해 안동에 모인 석봉과 주봉은 장례식 내내 치고받고 싸운다. 특히 이 장면의 경우 주봉의 시니컬함이 잘 드러나는 신으로 이동휘의 애드리브가 빛나는 장면.

이동휘가 명장면으로 꼽은 장면들[사진=영화 '부라더' 스틸컷]


역할에 완벽 몰입, 완벽히 주봉화(化)된 이동휘는 주봉의 외형부터 성격까지 낱낱이 지적한다. 이에 “아무리 연기라지만 마동석에게 함부로 얘기하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 농담하자, 그는 “본능적으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있긴 있었다”고 맞받아친다.

“처음 뵙고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었죠. 하하하. 그런데 워낙 잘 챙겨주시고 편안하게 해주려고 하셔서 현장에서 잘 스며들었던 것 같아요. 마동석 형님과 형제 케미를 마음껏 보여드릴 수 있었어요.”

이동휘의 애드리브 타율은 좋은 편이었다. 주봉이 석봉을 향해 던지는 말들은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며 때마다 웃음을 끌어냈다. 그야말로 적재적소(適材適所)에 던져지는 애드리브였다.

“작정하고 웃기려고 하면 잘 안 되더라고요. 이번 영화에서도 몇 번 그런 적이 있어요. 성공률이 높아지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홀로 자책했죠. 늘 목표를 가지고 하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할수록 좋은 장면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그게 제일 어려운 일이지만…. 욕심을 버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인 것 같아서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에요.”

이동휘의 맛깔나는 애드리브 열전을 볼 수 있는 영화 ‘부라더’는 오는 11월 2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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