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중국 'AI'굴기…정부 이어 IT기업들도 R&D 투자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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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정혜인 기자
입력 2017-10-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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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지방 정부 전폭적 지원 속

  • 알리바바, 17조원 R&D 투자 계획

  • 바이두, 기업전략 'AI 우선' 전환

[그래픽=김효곤 기자]


미래 먹거리 ‘4차산업’의 기초 골격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으로 분류된다. 그중 AI는 ‘4차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이자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목돼 세계 각국의 산업 생태계 확장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간 지속해서 진행된 정부의 AI 산업 투자가 올해 들어 가속도가 붙었고,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현지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의 움직임도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2년간 AI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등의 지원책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24일 폐막한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AI·인터넷·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실물경제에 접목하겠다고 밝혀 정부의 추가 지원도 기대된다.

이미 다수의 정부부처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AI 기술 개발과 산업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AI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조·교육·환경보호·교통·비즈니스·의료건강·인터넷보안·사회정비 등 주요 분야에서의 AI 기술 응용도 시범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국무원은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자국 AI 핵심 산업 규모를 1조 위안(약 165조원)까지 확대하고, 관련 연구기관, 산업 조직, 기업 등과 회담을 진행해 추가 지원을 계획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도의 ‘중국인공지능산업발전연맹(中国人工智能产业发展联盟·AIIA)’이 정식 설립됐고, 정부 정책을 기반으로 한 AI 산업 혁신 발전을 목표로 삼았다. 또 산업 네트워크 자원을 통합해 AI 기술 성과와 자원의 축적 및 전환도 계획했다. 

AIIA는 발개위 주도로 과학기술부, 공업정보화부(공신부),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영도소조 판공실이 공동으로 이끌고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360그룹 등 중국 200여개 관련 업체와 기관들이 회원이다. 

린녠슈(林念修) 발개위 부주임(차관)은 “산업 육성 가속화, 창조적 혁신, 환경 보호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춰 AI 산업의 빠른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급격한 기술 혁신으로 치열해진 산업 경쟁 속에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발개위는 AIIA 출범 통지문을 통해 주요 프로젝트 신고 업무를 총괄적으로 살펴 프로젝트 수량을 엄격하게 통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불필요한 사업 추진은 줄여 실제 디지털화 전환을 뒷받침하고 혁신 발전 육성에 필요한 프로젝트만 진행한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이번 AIIA 출범이 산업 규모보다 질적인 측면을 더 중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대표 AI 기업인 커다쉰페이(科大訊飛·iFlyTek)의 류칭펑(劉慶峰) 동사장(董事長)은 중국 현지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시점은 AI 산업 진입의 최적기로 모든 업체가 산업의 선두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산업 환경이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도와 관련 향후 성장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빅데이터 업체로의 전환을 꿈꾸는 알리바바는 연구개발(R&D) 싱크탱크·자회사 설립, 인재 영입 등을 통해 AI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150억 달러(약 17조원)을 투자해 AI와 보안기술 개발을 위한 싱크탱크 ‘다모위안(達摩院·Alibaba DAMO Academy)'을 만들고 마이클 조던 UC 버클리대학 교수, 니에자이칭 마이크로소프트(MS) 아시아연구원 수석 연구원, 리미양 구글 탱고(Tango)·데이드림(DayDream) 프로젝트 기술 책임자 등 AI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다마위안 초대 원장은 장젠펑(张建锋) 알리바바 최고기술책임자(CTO)이다. 

최근에는 ‘시진핑 신(新)도시’로 불리는 슝안신구(雄安新區)에 AI 자회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16일 ‘알리바바 슝안 인공지능과기유한공사(阿里巴巴雄安人工智能科技有限公司)’란 법인명을 정부의 비준을 받아 기업 등록 신청을 앞두고 있다.

바이두는 기업 전략을 ‘모바일 우선(mobile-first)’에서 ‘AI 우선(AI-first)’으로 전환했고, 텐센트는 AI 연구소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스마트폰 제조업계도 AI 사업 추진에 힘쓰고 있다. 화웨이는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프로세서가 내장된 고성능 모바일 칩셋 ‘기린 970’이 탑재된 ‘메이트(Mate) 10’ 시리즈를 지난 16일 독일 뮌헨에서 공개했다. ‘메이트 10’은 기존 음성인식 대신 카메라에 AI 기술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경쟁 심화로 업계가 스마트폰의 색, 형태(디스플레이) 등에 대한 고민하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하지 않고 있다”며 “AI는 운영체제(OS) 특색화가 가능해 동질화(同質化)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AI 기술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한때 '짝퉁 애플'이라 불렸던 샤오미는 중국 우한(武汉)에 AI 설비 R&D 및 생산 허브 조성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최근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을 맹추격하는 등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모바일 AI 프로세서 탑재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며 오는 2020년 전체 스마트폰 중 AI 기술이 응용된 제품의 비중이 3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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