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는 반드시 정규직 전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4일 인천공항 국정감사에서‘연내 비정규직 1만명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모델이자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1년 개항 초부터 시설유지관리 및 경비, 보안 등 기능적 업무는 아웃소싱을 도입했다. 2001년 개항시 인력 현황은 직영이 711명(17%), 아웃소싱이 3,468명(83%)이었다.
◆인천공항 아웃소싱 현황 (제2터미널 개통시)
인천공항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근로자는 그동안 반복적인 협력사 교체로 인한 고용승계 불안으로 운영의 안정성이 저하되고, 역량 축적기회를 상실하는 등 문제점을 초래했다.
안호영 의원은 “인천공항의 높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 비정규직 악용과 차별의 상징으로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쟁점으로 제기되었지만,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오랜 세월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안호영 의원은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은 항공수요의 폭증과 함께 매년 급속한 성장을 지속해왔으며, 12년 연속으로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명예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천공항의 성공에는 공항 임직원 뿐만 아니라 80%를 넘는 비정규직 직원들의 노력과 희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2일 취임 후 첫 현장방문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방문하였고, 그 자리에서 정일영 사장은 연내 비정규직 1만명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현장방문 이후 인천공항은 정규직 전환을 위해 좋은 일자리 TF 및 자문단 발족, 협력사 근로자 대표자 면담, 연구용역 추진, 노·사·전문가 협의회 출범, 임시법인 설립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인천공항은 향후 노·사·전문가협의회와 연구용역 등을 통해 11월 중 전환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은 지난 9월 12일 제2여객터미널 개항을 위해 불가피하게 설립한 임시법인 인천공항운영관리(주) 사장에 장동우 전 한국지엠 사장을 선임했다.
그런데,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장 사장은 30여 년간 지엠대우에서 일하는 동안 노조파괴를 자행하고, 노조 무력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한 사람이라고 한다. 특히 장 사장은 노조파괴로 법인설립 인가가 취소된 창조컨설팅과 용역깡패를 동원해 노조를 파괴하는데 앞장섰다는 것이다. 장 사장의 노조파괴 행위에 대해 유럽금속노조연맹(EMF)과 스웨덴 SAAB 사무직노조, 캐나다자동차노조연맹(CAW), 스페인 자동차노조, 영국운송일반노조 등에서 장 사장에게 항의하는 서한까지 발송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지난 9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 사장은 30여 년간 인사, 노무관리분야에 종사한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서, 앞으로 인천공항운영관리가 수행할 정규직화 가교역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노 및 노사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안호영 의원은 “지엠대우에서 용역깡패까지 동원하여 노조파괴 행위를 하고, 이로 인해 국제적으로도 항의서한을 받은 사람이 노사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비정규직 비율이 87%에 이르는 비정규직 사업장의 대명사이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의 상징이기도 하다. 따라서 1만명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시금석이 될 것이다.
특히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은 공공부문부터 모범을 보이고 인천공항을 모델로 해서 기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비정규직 전체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효과도 매우 높을 것이다.
안호영 의원은 “정일영 사장은 물론 인천공항 전 임직원이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연내 비정규직 1만명 정규직 전환’이라는 대국민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함께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에 대한 쟁점 중 가장 크고 중요한 쟁점은 전환방식입니다. 이와 관련, 직접고용, 자회사 전환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은 조직규모와 업무특성 등을 고려하여 전환방식을 결정하되, 생명·안전과 밀접한 업무는 직접고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이 생명·안전과 밀접한 업무는 직접 고용하겠다는 것은 고용의 안정성과 이를 통한 역량강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결정이다. 다만, 노조 측에서는 인천공항이 비용 등을 이유로 생명·안전과 관련한 소수 업무를 제외하고는 직접고용 보다는 자회사 설립 방식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5개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는 철도공사 사례에서 나타나고 있듯이 자회사 설립은 본사와 자회사 분리에 따른 권한과 책임의 모호성으로 인한 이중관리 문제, 본사와 자회사 직원의 임금과 복지수준의 차별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안호영 의원은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이 자칫하다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아니라 ‘질 낮은 정규직의 확대’가 될 수 있다. 정규직 전환 방안에 대해 노사협의나 용역 등을 통해 논의되겠지만, 직접고용 방식을 최대화 하고, 자회사 설립으로 하는 경우에도 본사 직원과의 차별은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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