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막을 내린 중국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막강해진 권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시진핑 사상’은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과 함께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이름을 올렸고, 새로 선출된 중앙위원회에서 시 주석의 옛 부하들인 이른바 '시자쥔(習家軍)'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25일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 공개될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중앙정치국 위원 명단에서도 시자쥔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통치이념 된 '시진핑 사상'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당대회는 당장에 '시진핑 신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마르크스 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삼개대표 중요사상, 과학발전관과 함께 당의 행동지침으로 삼는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중국 공산당 당장(수정안)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중국 역대 지도자들은 중국 공산당의 최고 규범인 당장에 중국 사회가 당면한 시대적 도전 과제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을 집약한 지도이념을 삽입해왔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은 자신의 이름을 넣은 사상과 이론을 당장에 넣었지만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그러질 못했다.
홍콩 명보는 24일 "일반적으로 중국 공산당 이데올로기 서술어에는 급이 있다"며 "특히 사상이 이론이나 관보다 우선하는 가장 높은 급임을 감안하면, '시진핑 사상'의 당장 삽입은 시진핑의 위상이 중국 역대 지도자 중에서 마오쩌둥·덩샤오핑과 견줄 만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중앙위원 3분의2 물갈이··· ‘시자쥔 약진’
관영 신화통신이 24일 공개한 19기 중앙위원회 위원(이하 중앙위원)은 모두 204명으로 18기보다 1명 줄었다. 5년 전 205명으로 출발했던 18기 중앙위원 중 3분의2 남짓인 130여명이 19차 당대회에서 물러나고 '뉴페이스'가 새로 선출됐다.
정치국 상무위원급에선 예상대로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 당 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의 퇴진이 확정됐다.
특히 시자쥔 세력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리훙중(李鴻忠) 톈진(天津)시 서기, 천시(陳希) 중앙조직부 부부장 등이 재선됐으며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부주임,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등이 새로 중앙위원에 진입했다.
여성 중앙위원은 18기와 동일하게 10명이 선출됐고, 소수민족은 18기 10명에서 이번에 16명으로 늘었지만 전철수 전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퇴진하면서 조선족은 0명에 그쳤다.
◆차기 상무위원 윤곽··· 후계자는 없을 듯
25일 19기1중전회에서 공개될 새 정치국원 명단에서도 시자쥔의 약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중화권 매체 보쉰은 딩쉐샹, 류허, 천민얼, 차이치, 천시 등 시자쥔이 대거 정치국원으로 발탁될 것이라고 24일 보도했다.
사실 정치국원보다 더 큰 관심은 중국 핵심 지도부인 상무위원이다.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물러나면서 누가 빈 자리를 채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24일 공개된 중앙기율위 위원 명단에는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조직부장이 포함되며, 그가 왕치산 기율위 서기의 뒤를 이어 차기 기율위 서기 자리를 미리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일본 산케이신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언론은 차기 상무위원에 시진핑과 리커창 외에 왕양(汪洋) 부총리,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이 확정됐다고 24일 보도했다.
시 주석이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시 주석이 류링허우(六零後)’, 즉 1960년 이후 출생자인 '포스트 시진핑'을 정치국 상무위원에 뽑지 않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차기 후계자로는 시진핑 최측근인 천민얼 서기와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당서기가 물망에 올랐다. 두 사람의 상무위원 탈락은 시 주석이 스스로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두 사람을 정치국원으로 선출함으로써 계속해서 후계자 경쟁을 벌이도록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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