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월세’와 ‘민간 사업자 특혜’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에 대해 25일 진행된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이 추진 중인 3곳(2558가구) 가운데 월 임대료가 80만원을 넘는 가구는 274가구로 1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만원을 초과하는 가구는 총 541가구로 전체의 22%에 달한다.
앞서 시는 지난해 3월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을 발표하고 연내 역세권 청년주택 1만5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역세권 땅에 시가 용도지역 상향과 절차 간소화,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하는 대신 민간 사업자가 공공 및 민간임대주택을 짓는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은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의 임대료로 공급된다.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에 따르면 이달까지 시는 46곳에서 총 1만7638가구의 청년주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는 3453가구, 민간임대는 1만4185가구를 차지한다.
앞서 시는 지난 달 한국감정원과 업무협약을 맺어 청년주택 주변 시장 조사를 실시하기로 하는 등 고가 월세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힘 쓰고 있지만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마포구 서교동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의 협약서 분석 결과 1인 가구는 월 56만원, 신혼부부는 월 114만원의 임대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청년들의 소득을 감안할 때 주거 안정을 위한 사업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마포구 가좌지구에 공급한 행복주택 전용면적 36㎡의 보증금은 7080만원, 월세는 56만7000만원 것에 비하면 서교동 청년주택 전용면적 37㎡는 보증금 9170만원, 월세 85만원으로 월세만 56만7000원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세권 자체가 비싼 가격에 임대료가 형성돼 이를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청년들이 월세를 낼 수 있는 현실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용도지역 변경과 규제 완화를 통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에게 과도한 특혜를 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안 의원은 “청년주택 전체 공급 물량 중 80%를 차지하는 민간임대주택의 경우 8년이 지나면 분양 전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자에게 특혜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현재 준주거·3종주거지역인 서교동 청년주택 토지를 일반상업·준주거로 용도 변경할 경우 총 973가구 가운데 80%가 넘는 798가구가 민간임대주택에 해당된다. 정 의원은 “민간업자는 토지를 매입해 개발할 만큼 사업에 매력을 느끼는데, 정작 시는 8년 내외의 생색내기 사업으로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결국 서울 전역의 역세권 땅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집값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지적한 청년주택은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을 위한 1인 전용 주택이 아닌 신혼부부용 주택”이라며 “한강로2가 청년주택 전용면적 19㎡의 예상 임대료는 보증금 1900만원에 월세 30만원”이라고 해명했다.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민간임대주택의 최초 임대료를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 70% 이하의 청년에게 공급하도록 해 사업 수익을 제한했다”며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임대 의무 기간을 8년에서 20년으로 시·도지사가 따로 정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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