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건설장비 침수 특약' 만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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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7-10-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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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자 실손 이어 금감원서 주문

  • 손보사 "정책성보험 남발 너무해"

금융감독 당국이 손해보험사에 건설기계장비 침수 특약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유병자 실손보험에 이어 또 다시 정책성 보험을 개발하라는 지시다. 보험사들은 기존 자동차보험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까지 정책성 보험을 만들어 땜질하려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이 손보사에 건설기계장비에 한정해 자동차보험 대물보상 부문에 침수 특약을 신설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는 지난 7월 충정북도 청주시에 일어난 대규모 침수 사건 때문이다. 당시 건설기계장비들이 대거 침수 피해를 입었으나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탓에 차주들은 큰 손실을 봤다. 이에 금융감독 당국이 향후 유사한 침수 사건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특약 신설을 요청한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자차보험이 있지만 보험료가 너무 비싸 가입하지 않은 차주들이 많아 문제가 됐다"며 "위험이 있는 곳에 보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TF 등을 만들어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보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차보험에 가입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인데 침수 특약을 신규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다. 건설기계장비 차주들이 자차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서 보장 혜택만 제공하는 '꼼수 보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자차보험이 멀쩡히 있는데도 침수 특약만 따로 만들라는 건 결국 보험료를 자차보험보다 저렴하게 만들라는 뜻"이라며 "결국 건설기계장비 차주들이 볼멘소리를 하자 정부가 표를 의식해 특약 개발을 주문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건설기계장비 침수 특약을 개발하기도 어렵다는 주장도 들린다. 건설기계장비의 침수 피해에 대한 기초 자료가 미비하다보니 손해율을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한 정부가 정책성 보험 개발을 너무 많이 요청하는 것 같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의 사회 안전망 역할을 감안하면 정책성 보험도 필요하지만 모든 문제를 정책성 보험으로 해결하려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유병자 실손보험 등 취지에 공감할만한 정책성 보험도 있지만 침수 특약은 꼭 필요한지 의문스럽다"며 "필요하지 않는 정책성 보험은 결국 시장에서도 외면 받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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