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자사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자회사인 알뜰폰 사업자 미디어로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LG유플러스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자사의 통신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업체들에 대한 사업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직영점을 통해 자사 통신망 임대 알뜰폰 업체에 고객만족(CS)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이통사 중 처음으로 알뜰폰 업체들에 새 아이폰을 공급하기도 했다.
자회사인 알뜰폰 사업자 미디어로그에 ‘1등 알뜰폰’을 주문했던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뜻과 일맥상통하는 행보다.
미디어로그는 2014년 알뜰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업계 후발주자다. MVNO 사업은 우리나라에 2004년 첫 등장했고, 알뜰폰 업계 1, 2위를 다투는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는 2012년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미디어로그의 알뜰폰 브랜드인 U+알뜰모바일의 가입자는 약 27만명으로 추산된다. 730만 알뜰폰 시장에서 미디어로그의 점유율은 3.7%에 불과해 업계 1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모회사인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에 대한 직접 지원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통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시장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사업 인가조건을 마련했다. △IPTV·유선 인터넷 등과 결합상품 판매시 정부인가 필요 △모회사로부터의 유통망·인력지원을 받아 영업할 수 없음 △모회사는 도매제공시 자회사에 타 사업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공급 △모회사는 타 사업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단말기 공급 △이통 자회사들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50%를 넘을 수 없음 등이 그 내용이다. 알뜰폰 사업자인 이통 자회사가 이 조건을 위반했을 때에는 사실조사 결과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되며 심각할 경우 사업 허가 취소 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이통사는 자회사인 알뜰폰 사업자에 대해 차별적으로 혜택을 줄 수 없다. LG유플러스가 미디어로그뿐 아니라 자사 통신망을 쓰는 알뜰폰 사업자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밀어주기’에 나서고 있는 까닭이다.
또한 LG유플러스에 3G망이 없다는 점도 자사 통신망 임대 사업자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알뜰폰 가입자의 약 80%가 3G 요금제를 사용하는데, LG유플러스 망을 임대하는 사업자들은 3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없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다른 측면의 혜택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자들에 대한 조건도 타 이통사보다 좋고, 단말 공급도 원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가 아이폰8의 신제품을 자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업체에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지만,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