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FTA 개정과 관련,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다음 달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한·미 FTA 개정의 경제적 타당성 논의와 전문가 및 관련 업계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 청취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다음 달 7~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직후에 공청회가 열리기 때문에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통상현안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볼 때 돌발발언 등 '흔들기 전략'을 다시 펼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정상회담에서 또다시 강경발언을 내놓을 경우, 향후 한·미 FTA 개정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예측하기 어렵다.
한·미 FTA 개정협상 합의 역시 그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한·미 FTA 폐기' 등 극단적인 발언으로 한·미 동맹에 파열음을 낸 트럼프 대통령의 '몽니'를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뤄졌다.
특히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면서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정치적 기반 다지기가 더 중요했다.
미국 내에서도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한·미 FTA 폐기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 8월 22일 열린 1차 공동위에서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요구에 한국이 협정의 경제적 효과를 먼저 분석하자고 제안하는 등 이견만 확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폐기 준비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실무진에게 "그들(한국인들)에게 '이 사람이 너무 미쳐서 지금 당장이라도 손을 뗄 수 있다'고 말하라"고 지시한 일은 그의 '밀어붙이기식 전략'이 얼마나 강경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 FTA로 인한 통상분쟁은 양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미 FTA 폐기 시 미국의 손해가 더 크다는 연구기관의 분석도 적지 않다.
또 양국이 한·미 FTA를 두고 마찰을 빚을 경우, 북한과 중국만 이득을 본다는 지적도 있다.
이정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백악관이 한·미 FTA 폐기를 추진하면 미국의 가장 견고하고 중요한 아시아 동맹국 중 한 곳에 심각한 손해를 입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양국이 이를 대하는 자세와 이뤄낸 결과는 다르다. 미국은 한·미 FTA 폐기를 앞세워 지속적으로 개정협상을 요구해 왔으나, 우리는 적극적인 대처보다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춰왔다.
결과는 개정협상으로 모아졌다. 우리 정부는 개정협상을 피할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나서 우리에게 불리한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제는 개정협상에서 더 이상 트럼프 대통령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학계 관계자는 "개정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강경 발언에 얽매여 국익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며 "그간 정부의 입장대로 개정 협정을 최소화하는 협상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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