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삼성전자가 인사와 조직개편을 동시해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진교영 삼성전자 DS부문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 사업부장(부사장)은 26일 서울 삼성도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 10회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랑 비슷한 시기에 (조직개편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인사를 앞두고 조직 개편이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앞서 지난 13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정하면서, 1년 가까이 미뤄졌던 삼성전자의 사장급 이상 인사가 이달 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해왔다. 권 부회장의 빈자리를 비롯한 삼성 사장급 이상의 자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채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진 부회장의 이날 발언으로 업계의 추정이 더욱 힘을 싣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해왔으나,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올해 사장급 이상의 인사는 현재까지 미뤄진 바 있다. 지난 5월 부사장급 이하 주요 사업 임원의 소폭 이동이 있었으나, 당시에도 사장급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각 사업부문을 이끌어가는 삼성 사장단의 인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혁신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해왔다.
더불어 업계에서는 삼성이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에도 나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컨트롤 타워 없이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이 시너지를 내며 성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룹 전반을 관장하던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은 각 계열사 대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재계와 학계 등에서는 삼성의 계열사 간 업무 조정, 미래 사업전략 수립, 신규 수종사업 발굴, 전략적 M&A(인수합병), 감사·경영진단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표해왔다.
이날 진 부사장은 권 부회장을 대신할 DS 부문장 유력 후보로 거론된 것에 대해서 “(본인은) 아닌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날 기념식에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을 비롯, 진 부사장, 최창식 동부하이텍 대표, 박경수 피에스케이 대표 등 반도체 산업계 인사 500여 명이 참석했다. 반도체의 날은 반도체 수출이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한 1994년 10월 29일을 기념해 2008년 제정됐다. 반도체협회는 올해 반도체의 날 10주년을 맞아 ‘반도체 산업, 모든 가치를 잇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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