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은 물론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 IT 삼두마차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바이두가 가장 먼저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순익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바이두가 지난 27일 공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235억 위안(약 4조원), 순익은 79억 위안으로 무려 156% 껑충 뛰었다고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이 이날 전했다. 중국 최대 검색포털에서 인공지능(AI)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고 특히 자율주행자동차 등 분야에서 성과가 있었다는 점도 주목됐다.
위정쥔(余正鈞) 바이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이 안정적 상승 흐름을 보였다"면서 "바이두의 외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바이두와이마이(百度外賣)와 어러머(餓了麼)의 합병절차가 마무리된 것도 긍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최대 배달어플 어러머의 대주주는 알리바바로, 앞서 어러머가 바이두와이마이를 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위 CFO는 또 "기업 경영과 자원관리 체계의 선진화를 추구하고 AI 생태계 건설과 여러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데 주력한 것도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 3분기 바이두 매출에서 모바일의 비중은 73%로 지난해의 64%를 크게 웃돌았다.
바이두는 4분기에도 최근의 실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29% 늘어난 222억3000만~234억1000만 위안으로 예상했다.
신(新)산업 투자를 늘리고 성과가 가시화된 것도 향후 전망에 긍정적인 기운을 더했다.
바이두는 이번 실적보고서에서 "AI가 기초기술을 바탕으로 바이두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면서 "방대한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두가 성공적으로 정보형 광고서비스 시장을 장악한 것이 수익 증가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올 3분기 관련 매출은 10억 달러(약 1조1310억원)를 넘어섰다.
위 CFO는 "바이두가 올 4월에 자율주행자동차 오픈소스 플랫폼인 아폴로(Apollo)를 공개했고 이는 바이두 AI기술 응용의 핵심 매개체가 됐다"면서 "최근까지 참여한 파트너 기업이 70여곳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또 아폴로를 기반으로 고화질 지도서비스, 딥러닝 등 관련 분야에 3년간 100억 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 바이두의 대화형 인공지능 시스템 '두어OS'(DuerOS)도 3분기부터 세계 각국 파트너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 들어 두어OS는 이미 스마트홈, 모바일,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0곳이 넘는 하드웨어 파트너를 확보한 상태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바이두는 올 들어 기운을 되찾은 분위기다.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도 연초 대비 50% 이상 급등하면서 최근 시가총액(시총)이 90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뉴욕증시 상장사인 알리바바는 내달 3일, 홍콩증권거래소 상장사인 텐센트는 내달 15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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