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개혁'이냐,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냐. 이같은 여야의 프레임 대결은 역설적으로 언론·권력 유착의 고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역대 정부는 정권을 잡은 뒤 공영방송 인사를 단행했고, 이를 두고 야당이 '방송장악'이라고 반발, 양극단으로 갈려 싸우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방송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구 여권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진 민주당 정권을 싸잡아 '방송 장악' 횡포를 저질러 왔다고 비난한다.
29일에도 유지된 한국당의 국정감사 보이콧 사태의 본질 또한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다. 한국당은 여당이었을 때 추천했던 이사의 후임 추천권을 정권교체 현실과 무관하게 자신들에게 달라고 주장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국회를 파행시켰다. 여당은 관례적으로 과거 여당 추천 몫은 정권 교체 후에도 현 여당이 갖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방송사 경영진 교체'라는 여당의 명분과 '임기가 보장된 방송사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엔 현 정권의 방송장악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야당의 주장이 극심하게 대립하는 셈이다. 야당 입장에선, 여당이 공영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삼으려 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로 보수 정부 시절 정권이 인사권을 쥐락펴락하며 보도에 개입, 언론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여권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납득하기 힘든 사장 인사, 정권을 위협하는 반대 의견을 탄압하고 정권 홍보에 공영방송을 활용했던 일 등을 지적한다.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들어선 한나라당(현 한국당)·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정연주 KBS 사장에게 배임 혐의를 씌워 몰아냈다. 추후 정 전 사장 배임 혐의는 무죄로, 해임은 위법으로 판결났다.
MBC의 경우 2008년 PD수첩의 광우병 보도가 보수정권의 방송 장악 기폭제가 됐다. PD수첩의 보도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촉발되는 등 정권에 위협이 되자 엄기영 당시 사장을 몰아내고 김재철 전 사장 등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로 채웠다.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이를 두고 "큰집(청와대)에 불려가 조인트도 까이고 매도 맞고 한 뒤 MBC 내부 좌파 70~80%를 정리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멘토'이자 최측근인 최시중씨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앉혔다. 이후 공영방송의 권력 감시형 시사프로그램들은 줄줄이 폐지 수순을 밟았다. MBC 노동조합의 170일간 파업에도 정권은 꿈쩍하지 않았다.
2012년 대선 승리로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킨 구 여권은 KBS에 뉴라이트 활동을 해온 이인호 이사장을, MBC 방문진에는 공안검사 출신 고영주 이사장 등 낙하산을 내려보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세월호 참사 때 해경 비판을 완화하라고 KBS에 요구한 일도 김시곤 전 KBS 보도 국장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진영은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의 시초가 노무현 정부라고 주장한다.
2003년 방송 경력이 없는 한겨레 논설위원 출신 정연주 KBS 사장을 임명한 일이나 언론노조위원장 출신 최문순 MBC 사장을 앉힌 일이 입맛에 맞는 방송을 만들려는 시도였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역시 KBS 사장과 MBC 사장, 이사장의 중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2008년 정권 교체 후 정연주 전 사장이 임기 도중 해임될 당시 공영방송 장악이라고 비난했던 민주당을 향해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한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임명도 방송 장악 시도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을 바꾸는 내용을 담은 일명 '언론 장악 방지법'(방송법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법은 정부·여당에 치우친 공영방송 이사회 구조를 바꾸는 내용이 핵심인데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이를 '방송장악법'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했다. 한국당이 당시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내용의 개정안 통과를 무산시킨 뒤 대선이 치러졌고 한국당은 야당이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방송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구 여권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진 민주당 정권을 싸잡아 '방송 장악' 횡포를 저질러 왔다고 비난한다.
29일에도 유지된 한국당의 국정감사 보이콧 사태의 본질 또한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다. 한국당은 여당이었을 때 추천했던 이사의 후임 추천권을 정권교체 현실과 무관하게 자신들에게 달라고 주장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국회를 파행시켰다. 여당은 관례적으로 과거 여당 추천 몫은 정권 교체 후에도 현 여당이 갖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방송사 경영진 교체'라는 여당의 명분과 '임기가 보장된 방송사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엔 현 정권의 방송장악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야당의 주장이 극심하게 대립하는 셈이다. 야당 입장에선, 여당이 공영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삼으려 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로 보수 정부 시절 정권이 인사권을 쥐락펴락하며 보도에 개입, 언론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들어선 한나라당(현 한국당)·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정연주 KBS 사장에게 배임 혐의를 씌워 몰아냈다. 추후 정 전 사장 배임 혐의는 무죄로, 해임은 위법으로 판결났다.
MBC의 경우 2008년 PD수첩의 광우병 보도가 보수정권의 방송 장악 기폭제가 됐다. PD수첩의 보도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촉발되는 등 정권에 위협이 되자 엄기영 당시 사장을 몰아내고 김재철 전 사장 등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로 채웠다.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이를 두고 "큰집(청와대)에 불려가 조인트도 까이고 매도 맞고 한 뒤 MBC 내부 좌파 70~80%를 정리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멘토'이자 최측근인 최시중씨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앉혔다. 이후 공영방송의 권력 감시형 시사프로그램들은 줄줄이 폐지 수순을 밟았다. MBC 노동조합의 170일간 파업에도 정권은 꿈쩍하지 않았다.
2012년 대선 승리로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킨 구 여권은 KBS에 뉴라이트 활동을 해온 이인호 이사장을, MBC 방문진에는 공안검사 출신 고영주 이사장 등 낙하산을 내려보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세월호 참사 때 해경 비판을 완화하라고 KBS에 요구한 일도 김시곤 전 KBS 보도 국장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진영은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의 시초가 노무현 정부라고 주장한다.
2003년 방송 경력이 없는 한겨레 논설위원 출신 정연주 KBS 사장을 임명한 일이나 언론노조위원장 출신 최문순 MBC 사장을 앉힌 일이 입맛에 맞는 방송을 만들려는 시도였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역시 KBS 사장과 MBC 사장, 이사장의 중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2008년 정권 교체 후 정연주 전 사장이 임기 도중 해임될 당시 공영방송 장악이라고 비난했던 민주당을 향해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한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임명도 방송 장악 시도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을 바꾸는 내용을 담은 일명 '언론 장악 방지법'(방송법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법은 정부·여당에 치우친 공영방송 이사회 구조를 바꾸는 내용이 핵심인데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이를 '방송장악법'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했다. 한국당이 당시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내용의 개정안 통과를 무산시킨 뒤 대선이 치러졌고 한국당은 야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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