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떼고 한판 붙자.'
서울 서초구가 2018년도 새해 업무와 관련해 전 직원이 모여 난상토론을 벌인다. 그간 단체장에게 각 부서별로 전달만하던 낡은 관행을 탈피하겠다는 취지다.
서초구(구청장 조은희)가 오는 31일 구청 대강당에서 9급부터 6급까지 직원 100명이 모여 '2018년 새해업무 난장 보고회'를 갖는다. 업무 영역과 소관 부서를 총망라해 의견을 내고 문제점도 지적하는 자리다. 그야말로 각본 없이 진행되는 토론장이다.
현장에 참가치 못하는 직원들은 생중계를 통해 실시간 온라인으로 의견 제시가 가능하다. 구는 앞서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참가신청을 받았다. 최종적으로 9급 21명, 8급 29명, 7급 37명, 6급 13명을 뽑았다. 성별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43명, 57명이다.
이들은 무작위 추출방식으로 직급별 안배를 통해 9~10명 단위, 11개 그룹으로 나눠 원탁에 둘러 앉아 각 소관 국장들에게서 내년도 사업의 브리핑을 받는다.
복지·건강, 도시·안전, 문화·경제 같은 각 섹션별 업무보고는 영유아, 보육, 어르신 복지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업에서부터 서리풀 지구단위계획, 골목경제 활성화, 일자리 지원에 이르기까지 구정 전반의 내용들을 다룬다.
각 그룹에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가 배치된다. 이들은 각 그룹의 참신하고 다양한 의견들은 곧장 정리해 중앙서버로 전송, 무대 대형화면에 송출토록 한다.
구가 이처럼 업무보고의 패러다임을 바꾼데에는 부서간·직급간 공유되지 않는 협업이 한계가 명확하다는 판단에 따른다. 또 간부들만 공유하는 업무보고의 무용론도 제기된다.
서초구는 기존 업무보고의 시간·경제적 낭비요인을 없애고 전 직원들이 지혜를 모아, 집단지성의 힘으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보고회를 통해 도출된 신선한 제안들은 주민 공감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새해 정책을 직원들이 공유하고 부서간 협업할 게 무엇인지를 다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꾸준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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