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에 대한 숙고… 한국폴리텍학 인천캠퍼스 건축설계과 교수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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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서 기자
입력 2017-10-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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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건축설계과 교수 이지현[사진= 한국폴리텍학 인천캠퍼스 ]

우리는 3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디지털, 물리적, 생물학적 영역의 경계가 없어지면서 기술이 융합되는 시대적 변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모든 것이 핵심이 되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사람, 기계, 지능, 서비스 같은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이 연결된 초연결, 초지능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는 것이다.

기술과 기술이 융합되면서 가공할만한 위력을 가진 인공지능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여 그 영역이 갈수록 확장될 것이고 대부분의 분야에서 인공지능에게 도전 받을 날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올 수도 있다.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기술이 도입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증강현실 기술 도입은 가구업계에서 두드러진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는 애플과 공동으로 실제 공간에 가상으로 가구를 배치해 볼 수 있는 AR 모바일 앱 ‘이케아 플레이스(IKEA Place)’를 선보였다.

앱을 활용하면 자신의 집을 스캔하여 이케아 제품을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용자가 앱을 실행시키고 카메라를 액세스하면 사용자는 자신이 있는 공간을 스캔하여 가구를 배치하면서 방향과 크기를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 물론 바로 구매할 수도 있고 배치해 본 이미지는 사진으로 저장하여 SNS로 전송도 가능하다.

류나 소품은 시착 후 반품이나 환불이 용이하지만 그에 비해 가구는 운반이 번거로워 구매를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고객의 입장에서라면 가구 배치를 실제와 흡사하게 구현해내고 결제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은 색다른 재미와 편의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모든 변화에 대한 반응이 그러하듯이 적극적으로 발빠르게 디자인에 반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러한 변화와 편리함이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만을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우리의 업무를 기계가 대신함으로써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소외감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사이 사적인 정보유출 등의 위험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인간 고유의 능력인 감정, 즉흥적 판단,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을 먼 미래에라도 기계가 대신해 줄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인간을 닮은 기계의 등장은 인류의 운명을 어디로 안내하게 될까? 인간이 지배할 것인지 기계가 지배할 것인지 인류는 최대의 기로에 서있는지 모른다.

인류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 인공지능 등을 융합한 기술력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광범위한 영향력을 펼쳐 갈 것이다.

무엇을 만들고자 할 때 디자이너는 막강한 기술과 찬란한 디자인을 엮어내기에 앞서 인간의 환경과 문화를 깊이 있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자인은 새로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간을 지원해야하고 기술력과 디자인의 발전 역시 인간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스마트함으로 중무장한 기계들을 사용해야 할 인간이 스스로 사용권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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